담담한 표정으로 서울구치소 나서…"지난 1년 정말 소중한 시간"
(서울·의왕=연합뉴스) 송진원 강영훈 기자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되면서 "여러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4시 40분께 서울구치소를 나서면서 취재진에게 이같이 소회를 피력했다.
이 부회장이 자유의 몸이 된 것은 지난해 2월 17일 구속 이후 353일 만이다.
검은색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를 입고 담담한 표정으로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온 이 부회장은 포토 라인에 서서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년은 나를 돌아보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지금 이건희 회장을 뵈러 가야 한다"고 전했다.
복귀 시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으나, 이 부회장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대기 중이던 검은색 체어맨 승용차에 올랐다.
서울구치소 앞에는 이 부회장이 석방되는 모습을 직접 보려는 지지자 10여명이 와 취재진과 뒤엉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탄 승용차가 현장을 벗어나는데 한참이 걸렸다.
경찰은 1개 중대(90여 명)의 경찰력을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이날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특검팀이 공소제기한 뇌물공여(약속액 포함) 액수 433억원 중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을 위해 독일 내 코어스포츠로 송금한 용역비 36억원과 마필 및 차량 무상 이용 이익만큼만 유죄로 인정했다.
공소 제기된 횡령액도 상당 부분 무죄 판단이 났으며, 형량이 가장 높은 재산국외도피 혐의도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복 차림으로 법정에 나온 이 부회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재판장의 선고 낭독을 듣다가 마지막 주문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자 상기된 모습이었다. 법정을 나와 법무부 호송차량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만면에 미소를 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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