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조·특검 거론…권성동 법사위원장 사퇴 요구하며 대야압박
한국당 "명예훼손이며 근거 없는 모함…군사정권도 이렇지 않았다"
권성동 "강원랜드 수사 압력 행사한 적 없다…법적 조치 고민"
(서울·인천=연합뉴스) 이한승 서혜림 기자 = 현직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의혹이 정치권의 핵심 이슈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당장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 카드까지 꺼내 드는 동시에 근본적인 검찰 개혁을 위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공론화 작업에 나설 태세다.
민주당은 또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 의원을 겨냥해선 위원장직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민주당은 그간 법사위에서 체계·자구 심사를 이유로 법안 통과를 지연시키고 있다며 법사위 개혁을 강도 높게 주장해 왔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공식 대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당사자인 권 의원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법적 대응조치까지 거론하고 있다.
만약 한국당이 앞으로 여권의 국조·특검 카드에 맞대응하며 본격적으로 전선을 펼치기 시작하면 이 사안이 자칫 2월 임시국회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5일 인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에 대한 현직 담당 검사의 충격적 외압 폭로가 있었다"며 "법무부의 신속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국회 국정조사와 특별검사를 통해 고강도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추 대표는 특히 "외압 의혹의 중심에 있는 권 위원장은 법사위원장직을 즉각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견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 검찰이 안에서부터 썩어 무너지고 있다. 공수처 설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최대 개혁과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은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관련 의혹에 대해 특임검사를 통해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미진할 경우 국정조사도 추진하고 필요하면 특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현직 검사의 고백은 견제와 감시가 존재하지 않는 검찰의 현주소다. 공수처가 있었다면 현직 검사가 언론에 나와 자신에게 쏟아진 부당한 외압을 호소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겠느냐"며 2월 임시국회에서 공수처 설치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범계 최고위원 역시 "법무부와 검찰은 축소 외압 의혹에 대해 철저히 진상규명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공수처 또는 특검이라는 것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이야말로 검찰의 조직문화가 그대로 드러난 본질적 사건이고, 검찰에 고위 공직자 비리 범죄를 수사하라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며 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혜련 대변인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임검사나 특별검사를 도입해서라도 철저하게 수사되고 사실관계가 밝혀져야 한다"면서 "법사위는 법무부나 검찰을 다루는 파트인데, 이런 상황에서 법사위원장 자리에 있다는 것은 더 큰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며 권 의원의 법사위원장직 사퇴를 압박했다.
국민의당 신용현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검찰이 국민 앞에 떳떳하려면 외압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고 단호하게 대처하기 바란다"며 "정부 또한 이번 폭로를 정치권과 검찰의 검은 사슬을 끊어내는 진정한 적폐청산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당사자로 지목된 권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수사 과정에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전혀 없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권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제가 법사위원장인데 잘못 연락을 하면 압력을 행사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서 일절 연락을 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외압을 주장한 안미현 당시 춘천지검 검사의 전날 인터뷰와 관련, "중요사건을 수사할 때 주임검사가 의견을 적는데, (안 검사는) 구속·불구속을 정하지 않았다"며 "본인은 구속이든 불구속이든 윗분들의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한 것인데, 불구속 기소가 외압에 의한 것처럼 인터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안 검사가 법원에 제출한 증거목록에서 권 의원의 이름을 삭제하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이 증거자료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압력을 행사하나"라며 "법적인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임시국회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우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가)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할 생각은 안 하고, 기획을 해서 문제가 벌어지면 한국당 의원을 엮는다"며 "군사정권에서도 이렇게 야당을 탄압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명백한 명예훼손이며 근거 없는 모함이다. 구체적인 증거는 하나도 없이 추측에 불과하다"며 "한국당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지켜야 할 검찰 조직이 기강해이에 의해 무너지는 것을 방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이어 "MBC는 최승호 사장 부임 이후 탐사보도 프로그램으로 보수 정권과 우리 야당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예고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이 앞장서고 있는 무차별 폭로 보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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