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더 내려 고비…공항측 "적설 양상 다르고 측풍 적어 그간 결항사태 없어"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이번 한파에도 폭설이 이어지고 있는데 제설 때문에 활주로가 또 폐쇄되나요?"
5일 제주에 사흘째 내리는 눈이 6일 오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활주로 폐쇄로 인한 결항사태가 또 발생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제주공항에는 대설특보와 윈드시어(돌풍)특보도 내려져 오후 6시 현재까지 16편이 결항하고 216편이 지연 운항했다. 연결편 지연으로 다음 항공편 지연도 계속되고 있다.
전날에도 22편이 결항하고 269편은 지연됐다.
밤사이 체류객도 발생, 250명가량이 공항공사 등이 제공해 준 모포와 매트리스를 이용, 청사에서 쪽잠을 잤다.
제주공항에는 지난 3일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 5일 현재까지 사흘째 눈이 내렸다. 공항에 내린 눈이 녹았다가 다시 쌓이기를 반복해 현재까지 3.5㎝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항공사에는 예약한 항공편이 정상 운항하는지를 묻는 이용객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공항에 나온 이용객들도 폭설과 연결 항공편 문제로 지연되자 불안한 마음에 출발 시각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이날 밤부터 6일 밤까지 해안에 2∼7㎝의 눈이 더 올 것으로 예보돼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공항 측은 사흘째 눈이 오고 기온도 떨어지는 이날 밤과 6일 아침이 항공기 정상 운항 여부의 최대 고비로 보고 있다.
지난달 11일 제주공항에는 측풍이 강하게 불고 하루 4㎝가량의 눈이 쌓이면서 세 차례나 활주로가 폐쇄됐다. 이로 인해 청사 혼잡도 빚어졌다.
다행히 이번 한파에는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오전 6시 이후부터 오후 11시 사이에 활주로 제설작업을 해야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이번에는 지난달 11일과는 눈이 내리는 양상이 달라 활주로 운영 중단이 없었다"고 말했다.
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당시에는 강한 측풍과 함께 눈이 내리는 시간이 10분 이상 지속했다.
눈 자체도 습기가 높아 축축한 데다 기온도 낮아 금방 얼어붙어 작업에 어려움도 따랐다.
공항공사 측은 이번엔 눈이 내리더라도 5분 이내로 짧은 시간 안에 내렸다고 설명했다.
공항 측은 이날 낮부터는 강풍특보도 해제되는 등 바람도 강하게 불지 않아서 눈이 날리는 일도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설명했다.
기온도 낮에는 영상권으로 회복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제주 해안에도 눈이 많이 오기는 하지만 적설 시간이 짧고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면 바로 녹아버려 항공기 이착륙에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발생한 측풍(Cross wind component)도 활주로 폐쇄의 하나의 변수가 됐다.
제주에 주로 부는 바람인 남동·북서풍의 영향을 받게 되면 주 활주로에는 측풍을 맞게 된다.
제주시 북서부 해안 바로 옆에 있는 제주공항 동북·서남 활주로는 한라산·해안가와 평행하게 놓여 있어 항공기가 대부분 옆면으로 바람을 맞아 좌우로 흔들려 이착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공항에는 주활주로(길이 3천180m)와 남동·북서 방향 보조활주로(〃 1천499m) 등 2개의 활주로가 있다.
제주공항은 이 중 보조활주로는 한 해에 2.5%만 사용, 사실상 1개 활주로를 사용하는 공항이다.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공항공사는 이·착륙 항공기가 없는 심야 시간에 제설장비 10대를 동원, 활주로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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