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로 번진 '미투'…성범죄 가해자 감독상 박탈

입력 2018-02-05 18:33   수정 2018-02-0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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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로 번진 '미투'…성범죄 가해자 감독상 박탈
영화감독조합은 제명 조치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김계연 기자 = 법조계에서 시작한 '미투'(Me Too·성폭력 피해고발) 운동이 영화계로 번졌다. 동성의 영화계 동료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여성감독의 수상이 취소되고 감독조합에서도 제명됐다.
5일 영화계에 따르면 여성영화인모임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연말 여성영화인상 시상식에서 A씨에게 준 감독상을 박탈했다.
여성영화인모임은 "A씨의 사건에 대해 2월 2일에서야 제보를 통해 인지하게 됐고 이에 이사회를 소집했다"며 "설립목적에 명백히 위배된다고 판단해 수상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이 사건에 대해 면밀히 파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여성영화인의 권익을 옹호하고 성평등 구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영화감독조합 역시 이날 이사회를 열어 A씨 제명을 의결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2015년 영화아카데미 동기인 여성 B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준유사강간)로 기소돼 작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성폭력 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을 확정받았다.
A씨의 성범죄는 최근 B씨가 '미투 캠페인에 동참하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SNS에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B씨는 피해 사실을 전하면서 영화계에서 사건을 덮으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B씨는 "기성 영화감독이자 이 일의 배경이 되었던 학교 교수는 가해자를 통해 이 사실을 알고는 수차례 나를 불러 고소를 취하하라고 종용했다"며 "'절대로 다른 교수들에게 알리지 말라'던 그 교수는 급기야 가해자쪽 증인으로 나와 내가 평소 행동이 발칙하며 내가 만든 영화에 성적인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고 이는 고스란히 가해자쪽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이번 일을 겪으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의 요지가 '침묵하라'였다"며 "이 글을 읽고 또 한 명이 용기를 내준다면 내 폭로도 의미있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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