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관계자 전화 브리핑…"북한 선전전술 막는데 모든 기회 활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백악관 측은 5일(현지시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미국 측 고위급 대표단장 자격으로 참석하기 위해 이날 출국한 것과 관련, "(개회식 테이프 커팅을 위해) 단순히 리본을 자르러 가야 한다면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과거의 많은 부통령은 의례적으로 행사 참석차 올림픽에 갔었고 그것 역시 좋은 일"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CNN방송 등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특히 "펜스 부통령은 북한 정권이 올림픽 전에, 그리고 올림픽 기간에 미디어를 통해 시도하는 어떠한 선전전술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강조하기 위해 모든 기회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펜스 부통령은 김정은이 올림픽에 대한 메시지를 '납치'(hijack)할까 봐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은 과거 '조작의 대가'였으며 현재는 살인 정권"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펜스 부통령은 이번 평창올림픽 기간 북한에 대한 압력을 높이고 북한의 '위장 전술'을 막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북한이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막아내며 북한의 김정은을 향해 단호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통역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펜스 부통령은 김정은 정권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걸 막아내는 것을 미션으로 여 기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도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선 비핵화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트럼프 행정부와 한국의 문재인 정부 간 정책 차이가 있다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CNN방송은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공개적으로는 올림픽에 대한 남북 간 대화를 지지하지만, 북한 정권이 한국 정부를 홀려 경제적 양보를 얻어낼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며 압박 전략의 중요성을 한국 정부에 강조하고 일치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펜스 부통령이 이번 출장 기간 직면한 도전 과제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빅터 차 전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 낙마 사태를 통해 시험대에 오른 한미 관계도 펜스 부통령의 과제로 꼽았다.
한편 펜스 부통령에게 북한 이슈는 개인적 경험과도 무관치 않다고 CNN은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방한 당시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통해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부친이 한국전쟁에 참전한 개인사를 갖고 있다.
그는 지난달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아버지는 한국전 참전 후 가슴에 훈장을 달고 돌아왔으며, 그 훈장을 서랍에 보관했다"며 "아버지는 그 훈장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언제나 아버지가 한국의 자유를 쟁취하는 데 도운 미국민이었다는 걸 자랑스러워했다"고 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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