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폭격경고에도 시리아 화학무기 자꾸 건드린다

입력 2018-02-06 10:02  

미군 폭격경고에도 시리아 화학무기 자꾸 건드린다
"반군거점 이들리브에 정부헬기 지나간뒤 염소가스"
아사드정권 소행 의심…치명적 독성 아니라 9명 부상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시리아 북서부에 있는 반군점령지인 이들리브주에서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Su)-25가 격추된 다음 날 정부군에 의한 염소가스 공격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얀헬멧'으로 불리는 시리아민방위는 지난 4일 정부군 헬기가 이들리브주 사라케브시에 폭탄을 투하한 뒤 구급대원 3명을 포함한 9명이 호흡곤란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5일 전했다.


반군 지역 병원을 돕는 국제의료단체의 한 의사도 "정부군 주둔지 근처에서 이륙한 헬기가 사라케브시에 폭탄을 투하한 뒤 병원으로 옮겨진 사람들에게서 염소가스 냄새가 났고, 환자들은 호흡곤란과 눈 통증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
염소가스는 사람을 질식시킬 수 있는 가스로, 작년 반군 점령지에서 참변을 일으킨 신경작용제인 사린가스보다는 독성이 훨씬 덜하다.
이번 화학무기 사용이 이뤄진 지역은 러시아 전투기가 반군의 공격을 받아 추락하고 조종사가 총격전 끝에 숨진 곳 근처다.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은 이 사고 후 반군에 대한 공격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 때문에 이들리브주의 다른 곳에 대한 공습으로 최소 20명이 숨졌고, 다른 반군점령지인 동구타에서도 정부군의 공습과 포격으로 24명이 숨졌다고 반군은 밝혔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최근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이 화학무기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며 군사옵션을 다시 꺼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4월 아사드 정권이 반군점령지인 칸셰이쿤에 대규모 사린가스 공격을 한 뒤 미국이 토마호크 미사일 59발로 시리아 공군기지를 공습한 것과 비슷한 군사옵션을 언제든지 실행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미국은 아사드 정권이 사린·염소가스 생산 능력을 계속 갖추고 있으며 비밀 화학무기 저장고도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일에도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두마시에 염소가스 미사일 공격이 이뤄져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고 반군이 주장했다. 당시 인권감시단체는 이곳에 로켓 공격이 있었던 후 3명에게 호흡기 문제가 있었다고 반군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한편 7년 가까이 내전이 계속되는 시리아에서는 260차례 이상의 화학무기 공격 보고가 있었고 이 가운데 일부는 아사드 정권에 의한 것이라는 게 유엔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조사단(JIM)의 결론이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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