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칸데르 미사일, 전체 유럽 절반 사정거리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러시아가 핵 장착이 가능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서부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에 영구 배치하면서 미사일 사정거리에 들어가는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에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400km의 사정거리를 가진 이스칸데르 신형 탄도미사일을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있는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에 배치할 것으로 예고돼왔으며 리투아니아 대통령과 국방장관에 의해 5일 배치가 확인됐다.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이날 독일군 주도 나토군 기지가 위치한 루클라에서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칼리닌그라드에 배치되고 있다면서 이는 리투아니아뿐 아니라 전체 유럽국 절반에 대한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로세 고트묄러 나토 사무차장은 같은 자리에서 러시아 측에 미사일 배치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면서 "이는 중대한 사안이며 일시적 배치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병합하면서 러시아 인접 발트 해 연안국들의 우려가 고조돼 왔으며 지난해 여름 러시아군이 벌인 일련의 군사훈련이 나토에 대한 사전 침공 연습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러시아 의회 국방위원장인 블라디미르 샤마노프는 인테르팍스 통신에 이스칸데르 순항미사일이 칼리닌그라드에 배치됐음을 확인하면서 이는 인접 영토에 배치된 군사자산에 대한 대응이며 인접 영토 내 외국 군사 인프라가 핵심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러시아와 인접한 폴란드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는 나토의 최전방 인계철선 격으로 약 4천500명의 나토군이 배치돼있으나 유사시 러시아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간 국경을 봉쇄할 경우 수일 내로 발트 3국이 러시아에 포위 고립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은 따라서 나토가 발트 해 연안국들이 고립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신속대응군 동원과 방공망 협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라이문다스 카로블리스 리투아니아 국방장관은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이날 칼리닌그라드에 하역됐으며 미사일의 영구 배치를 위한 모든 현지 인프라가 준비된 상태라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가 소련 붕괴 이후 유지해온 상호 핵전력 억제 정책이 와해할 조짐을 보이면서 불안감을 느낀 중 유럽국들에서 새로운 군비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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