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1명씩 짝 이뤄 1시간 동안 '계주 호흡'에 집중
오후에는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빙질 적응 훈련'
서이라 "한번 일 내보자"…김이랑 "맏언니 역할에 최선"
(강릉=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10명의 쇼트트랙 태극전사들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6일 첫 공식 훈련에 들어갔다.
선수들은 김선태 총감독 등 코치진 4명과 함께 이날 강릉 영동쇼트트랙장에서 오전 훈련을 했고, 오후에는 강릉아이스아레나로 옮겨 하루 두 차례 담금질을 소화했다.
대표팀은 전날 강릉선수촌에 짐을 푼 뒤 곧바로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컨디션 관리차 훈련을 취소하고 휴식을 취했다.
대표팀의 첫 훈련은 '계주 호흡'에 집중됐다.
남녀 1명씩 짝을 이룬 훈련조는 코치진이 '그만'을 외칠 때까지 링크장을 무한 반복해 돌았다. 김 감독은 매 바퀴 체크한 기록을 선수들에게 큰소리로 외치며 훈련의 긴장감을 더했다.
선수들은 지친 기색 하나 보이지 않았다. 얼음을 가르는 스케이트 날 소리와 레이싱 스피드, 선수들의 진지한 표정까지 첫날 훈련은 실전을 방불케 했다.
평창올림픽 4관왕 가능성이 점쳐지는 최민정(20·성남시청)은 5분 정도에 불과한 휴식 시간에도 김 감독과 함께 빙상장을 돌며 코치를 받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첫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선수들은 하나같이 자신감에 부푼 모습이었다.
작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인 서이라(26·화성시청)는 인터뷰에서 "준비는 이미 끝난 상태다. 시합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두 번 오지 않을 세계인의 축제를 즐기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500m, 1,000m, 1,500m 등 개인종목은 물론 5,000m 계주에서도 메달 도전에 나선다.
서이라는 2014 소치 대회 때 남자대표팀이 '노메달'에 그쳤던 것과 관련, "소치 때 그런 일도 있고 해서 각오가 남다르다"며 "남자팀 모두 '한 번 일내보자'하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임효준(22·한국체대)도 기자들과 만나 "일단 체력훈련은 끝난 상태다. 계주나 스피드 훈련 위주로 준비할 계획"이라며 "특히 계주 호흡이 많이 좋아져서 실수만 안 하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자대표팀에서는 맏언니인 김아랑(23·한국체대)이 대표로 인터뷰에 나섰다.
김아랑은 첫 훈련 소감을 묻는 말에 "지금은 몸풀기였고 저녁에 있을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본격적인 적응 훈련에 들어갈 것"이라며 "몸 상태는 5명 전원 모두 좋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계주 연습에 집중한 것과 관련해 "계주는 5명이 다 같이 메달을 받을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계주 경기 도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비한 이미지 훈련도 하고 있다"고 했다.
김아랑은 "맏언니라는 자리가 힘든 점이 있지만, 동생들이 계속 집중해서 훈련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후회가 남지 않는 올림픽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오후 훈련에서는 선수들의 스케이팅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비디오 분석 장치가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다.
선수들은 스케이팅을 하고 난 뒤 링크 중앙에 마련된 노트북 화면으로 자신의 주법을 확인했고, 코칭스태프와 상의하며 곧바로 자세를 교정했다.
서이라(화성시청)는 "자신의 자세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스케이팅 도중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 곧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빙상연맹 관계자는 "관중석에서 비디오분석관이 찍은 영상이 무선으로 곧바로 노트북으로 전송된다"라며 "2년 6개월여 전부터 고화질 카메라와 영상 송출 장치 등을 구입해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 훈련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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