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대상 11개 은행 모두 크고 작은 채용 비리있어"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채용과정에서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우대'를 하는 등 주요 대학 출신 구직자의 면접 점수를 조정한 의혹을 받는 하나은행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심 의원은 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하나은행 측이 지난 2일 의원실을 방문해 제출한 소명자료와 구두 해명 내용을 공개하며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하나은행은 55명의 이름이 담긴 이른바 'VIP리스트'를 만드는 한편, 'SKY'출신 지원자의 면접 점수를 올리고 다른 대학 출신을 내리는 식으로 점수를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측은 해당 의혹을 부인하며 글로벌 인재 우대와 입점 대학·주거래대학 출신자 우대라는 내부 우대 요건에 따른 것이라는 등의 해명을 내놓은 바 있는데, 내부 우대 요건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심 의원은 지적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하나은행 측은 내부 우대 요건을 밝혀달라는 의원실 요구에 '내부 기준이나 지침은 없다'고 밝혔으며, 내부 기준 근거에 대한 질문에는 '채용전형을 주관하는 인사부장 소관으로, 이것이 내부 기준'이라고 답변했다.
심 의원은 "연세대와 고려대 출신 지원자의 임원면접 점수를 조정한 이유를 묻자 (하나은행 측에서) '입점 대학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면서 "하지만 연세대는 입점 대학이 아니며, (오히려 탈락시킨 지원자의 출신학교인) 명지대는 주거래 은행이다. (하나은행 측의 해명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하나은행 측은 서울대 출신 2명의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킨 이유에 대해 "우수인재 채용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고 '서울대 출신이면 우수인재냐'는 질문에는 "서울대 출신이 하나도 합격이 안 돼 우수인력인 서울대 출신을 합격시켰다"고 해명명했다.
또 해외대학인 위스콘신대 출신 지원자의 점수를 조작해 합격 시킨 사례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합격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점수를 조정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심 의원은 전했다.
심 의원은 "하나은행은 금감원의 비리 의혹 제기를 오히려 부정하고, 사실관계에 대해 거짓을 일관하면서 궤변으로 언론을 상대해 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심 의원은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조사대상 11개 은행에서 모두 크고 작은 채용비리와 공정하지 못한 관행이 드러났다"면서 "해당 은행들은 그간 국민에게 사과하고 개혁 의지를 밝히는 대신 드러난 사실을 은폐 하거나 거짓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아울러 "금감원에서 검찰에 고발조치한 은행이 5곳이지만, 나머지 은행도 비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면서 "모두 크고 작은 문제가 발견됐으며, 은행별 상황에 대해서는 보고 해 줄 것을 요청해놓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나은행 처럼 'VIP리스트'를 만든 의혹을 받는 국민은행의 경우 "검찰에 고발 된 사안이라 자료제출이 어렵다. 검찰에 가서 말하겠다"면서 소명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심 의원 측은 전했다.
se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