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에 유입된 美자금 265조원…금리역전시 유출 우려

입력 2018-02-07 06:01   수정 2018-02-0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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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증시에 유입된 美자금 265조원…금리역전시 유출 우려

지난해 미국 13조2천억원 순매수…전체 외국인 순매수 규모 상회
美 제로금리 단행 이후 9년 연속 '사자'…보유금액 4.1배로 급증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국내 증시에서 미국 자금유출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미국이 올해 3∼4차례 금리인상에 나서 한국과 금리역전이 현실화할 경우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국 주식보유 규모는 국내 증시에 투자한 전체 외국인 자금의 40%가 넘는다. 미국은 소위 '제로금리' 정책을 단행한 이후 9년간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한국에서 매년 주식을 사들였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인의 한국 상장주식 보유금액은 265조1천180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이는 외국인 전체 보유액(635조9천300억원)의 41.7%에 달하는 것이다.

┌─────┬───────┬─────┬─────────┬──────┐
│ 시기 │ 미국 보유액 │증감률(%) │전체 외국인 보유액│미국 비중(%)│
│ │ (십억원) │ │ (십억원) ││
├─────┼───────┼─────┼─────────┼──────┤
│2017년 말 │ 265,118│ 34.5 │ 635,930 │41.7│
├─────┼───────┼─────┼─────────┼──────┤
│2016년 말 │ 197,098│ 16.6 │ 481,566 │40.9│
├─────┼───────┼─────┼─────────┼──────┤
│2015년 말 │ 169,070│ 2.9│ 421,024 │40.2│
├─────┼───────┼─────┼─────────┼──────┤
│2014년 말 │ 164,315│ -4.1 │ 423,040 │38.8│
├─────┼───────┼─────┼─────────┼──────┤
│2013년 말 │ 171,352│ 4.3│ 432,242 │39.6│
├─────┼───────┼─────┼─────────┼──────┤
│2012년 말 │ 164,291│ 14.0 │ 411,573 │39.9│
├─────┼───────┼─────┼─────────┼──────┤
│2011년 말 │ 144,068│ -4.3 │ 351,455 │41.0│
├─────┼───────┼─────┼─────────┼──────┤
│2010년 말 │ 150,611│ 33.4 │ 386,361 │39.0│
├─────┼───────┼─────┼─────────┼──────┤
│2009년 말 │ 112,884│ 75.0 │ 295,984 │38.1│
├─────┼───────┼─────┼─────────┼──────┤
│2008년 말 │64,508│ │ 170,717 │37.8│
└─────┴───────┴─────┴─────────┴──────┘

미국 다음으로 보유액이 많은 영국(48조3천230억원)의 5.5배에 달할 정도로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일본은 보유액이 15조2천780억원이고 중국은 11조6천6천10억원 수준이다. 중동 자금 중 가장 많은 사우디아라비아는 11조9천30억원, 아랍에미리트(UAE)는 9조3천800억원이다.
미국이 제로금리 정책을 시작한 2008년 말(64조5천80억원) 이후 미국의 한국 주식 보유액은 4.1배로 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연 0.00∼0.25%의 제로 수준으로 내렸다.
이후 시장에는 풍부한 유동성이 제공됐고 미국 자금은 전 세계 신흥국과 선진국에 유입됐다.



특히 한국에는 상당한 자금이 유입됐다.
미국은 제로금리 단행 이듬해 한국 증시에서 7조3천980억원의 순매수를 보인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무려 13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 랠리도 뒷받침했다. 지난해 전체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0조원을 약간 웃돈 것을 고려하면 미국 자금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은 제로금리 단행 이후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한국 주식을 9년 연속 순매수했고 그 규모는 65조8천380억원에 달했다.

┌─────────┬────────────┬──────────────┐
│ 시기 │ 미국 순매수(십억원) │ 전체 외국인 순매수(십억원) │
├─────────┼────────────┼──────────────┤
│ 2017년 │ 13,216 │ 10,180 │
├─────────┼────────────┼──────────────┤
│ 2016년 │ 7,665 │ 12,109 │
├─────────┼────────────┼──────────────┤
│ 2015년 │ 9,925 │ -3,459 │
├─────────┼────────────┼──────────────┤
│ 2014년 │ 3,828 │ 6,285│
├─────────┼────────────┼──────────────┤
│ 2013년 │ 2,714 │ 4,724│
├─────────┼────────────┼──────────────┤
│ 2012년 │ 1,017 │ 17,630 │
├─────────┼────────────┼──────────────┤
│ 2011년 │ 5,163 │ -9,573 │
├─────────┼────────────┼──────────────┤
│ 2010년 │ 14,912 │ 22,894 │
├─────────┼────────────┼──────────────┤
│ 2009년 │ 7,398 │ 23,531 │
├─────────┼────────────┼──────────────┤
│ 합계 │ 65,838 │ 84,321 │
└─────────┴────────────┴──────────────┘

하지만 최근 미국 금리 인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미 간 금리역전과 국내 증시에서 막대한 자금유출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미국이 3월에 신호탄을 쏘아 올린 뒤 3차례, 혹은 4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분석이 우세한 편이다. 반면 한국은 가계부채 등으로 1∼2차례 금리인상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런 시나리오대로라면 현재 연 1.25∼1.50%인 미국의 정책금리와 연 1.50%의 한국 기준금리는 10년 만에 역전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돈줄 죄기에 한층 더 속도를 내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이는 외국인의 자금유출 우려를 높여 지난 9년간 한국 증시에 지속해서 유입된 자금 중 일부가 빠져나갈 수 있고 이는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자금 흐름 결정 요인이 금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기초여건(펀더멘털)이 탄탄하고 기업 실적이 지난해만큼은 아니더라도 기대가 여전히 높은 상태다. 이처럼 한국 증시가 올해도 매력적일 것이란 시장의 분석은 외국 자본의 유출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조정은 금융장세에서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과정의 흔들기로 봐야 한다"며 "큰 그림에서 보면 주식시장이 상승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진폭이 잦은 실적장세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kak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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