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인기 아이돌 가수들이 병역 연기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다는 논란에 잇달아 휘말렸다.
씨엔블루의 정용화(29)가 면접 없이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 과정에 진학했다는 '특혜 입학' 논란으로 병역 연기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산 데 이어 빅뱅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30)이 전공과목과 상관없는 석사 과정을 밟고 박사 진학을 사유로 병역을 연기하는 '꼼수'를 썼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연예계에선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대학원 진학을 입대 연기에 이용하는 것이 오랜 관행이라고 말하지만, 일부 정상적이지 않은 절차로 입학했다는 의혹이 나온 터라 논란으로 번졌다.
1988년생인 지드래곤은 국제사이버대학 레저스포츠학과를 졸업한 뒤 세종대학교 산업대학원 유통산업학과에 입학해 2016년 석사 과정을 마쳤다. 특정 과로 진학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고,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입학하고 졸업했다면 문제 될 것이 없는 상황이다.
지드래곤이 졸업한 산업대학원은 온라인 강의로 석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곳이다.
세종대 관계자는 "캠퍼스에 나오지 않고 온라인 수업을 듣는 대학원"이라며 "권지용 씨가 졸업한 사실은 맞으나 개인정보보호법상 입학과 졸업시점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드래곤의 석사 취득 목적과 박사 과정 진학 여부에 대해 '묵묵부답'인 상황. 지드래곤은 이미 올해 입대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입영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병역법에 따르면 대학과 대학원 진학 예정자(박사과정 수학 예정자 포함) 등 각급 학교 입학시험에 응시하고자 하는 사람은 입영을 일정 기간 연기할 수 있다. 또 연예 및 체육 분야는 영화와 드라마 촬영이나 해외 공연, 대회 참가 등의 사유로 한 차례만 3개월의 범위에서 연기할 수 있다.
일반인도 대학원 진학을 사유로 입대 연기가 가능하지만 연예인들은 활동 시기가 중요해 이 같은 방법을 다수 택하고 있다. 정용화는 박사 과정 진학이 입대 연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못박았지만, 입학이 취소될 경우 연기가 어려워 3월 5일 입대를 결정했다.
아이돌 그룹이 여럿 있는 한 음반기획사 홍보팀장은 "법적인 테두리에서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는 것으로 박사 과정까지 마쳐 더는 연기하지 못할 경우에는 해외 공연 등 활동 사유를 제출하거나 국가 기관의 홍보대사를 맡아 추가 연기를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획사 대표도 "일반 학생들은 한살이라도 빨리 가려 하지만, 연예인의 경우 한창 활동하는 시기에 공백이 생기면 문제가 되니 석사, 박사 과정을 택하는 경우가 다수"라며 "기획사에서도 절차상 문제가 없도록 예전보다 학사 관리에 한층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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