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촌 공개행사에서 만난 北, 비교적 자유롭게 활동
가장 힘든 점 묻는 말에 "기자들이 질문을 너무 많이 해"
(강릉=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들은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일거수일투족이 관심거리지만, 훈련장에서의 모습을 제외하면 한국에서의 생활은 공개된 것이 거의 없다.
통일부 등 정부의 철통 경호 속에 거의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있다.
북한 선수들은 외부와 단절된 강릉선수촌 내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6일 선수촌 미디어 공개행사에서 그들의 생활 모습이 조금이나마 공개됐다.
북한 선수들은 선수촌 내에 있는 피트니스 센터를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트니스 담당 매니저인 전북 익산소방서 소속 최복무 씨는 "북한 선수들은 점심 먹기 전과 저녁 시간에 8~12명의 코치, 선수들이 피트니스 센터를 방문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운동한다"라며 "다른 나라 선수들과 비교할 때 좀 더 긴 시간을 훈련하더라"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주로 러닝머신에서 유산소 운동을 한 뒤 근력 운동 등을 소화한다.
최 씨는 "북한 선수들은 종목별로 다른 프로그램으로 운동한다"라며 "피겨스케이팅 렴대옥은 두세 차례 방문해 유산소 운동만 했다"고 전했다.
선수촌은 당구, 탁구, 비디오게임 등을 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해당 시설은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여러 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고 권했는데, 피트니스 시설만 사용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 선수들은 입고 먹는 데 있어 비교적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다.
이날 피트니스 센터를 찾은 북한 노르딕 스키 대표팀 한춘경은 독일제인 아디다스 트레이닝 복을 입고 훈련했다.
그는 팀 동료 박일철, 리영금과 함께 약 한 시간 동안 운동한 뒤 훈련 소감을 묻는 말에 "몸이 거뜬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북한 관계자는 자판기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음료를 뽑아 마시기도 했다.
'홍일점' 리영금은 숙소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며 활짝 웃기도 했다.
선수촌 식당에서 숙소로 이동하던 정광범의 손에는 올림픽 공식 파트너인 맥도날드 종이팩이 들려있었다. 햄버거 등을 숙소로 가져가 먹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관계자들의 반응도 훈련장보다는 다소 누그러져 있었다.
북한 쇼트트랙 대표팀 윤철 감독은 '올림픽을 참가하면서 가장 힘든 게 무엇인가'라고 묻는 말에 "기자들이 너무 질문을 많이 한다"라며 호탕하게 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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