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수기업, 전년보다 줄어들어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최근 몇년간 몰아치던 중국 자본의 독일 기업 사냥 강풍이 지난해 다소 잦아들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중국 컨설팅 기업 EY의 독일 지사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 자본에 인수된 독일 기업 숫자는 전년보다 줄어들었다고 6일(현지시간) 전했다.
2016년만 해도 중국이 유럽에서 인수한 기업의 숫자가 이전 4년간 인수한 기업을 뛰어넘었는데, 이 중 대부분이 독일 기업이었다.
2016년에 중국 투자자본은 68개의 독일 기업을 상대로 인수·합병을 했다.
EY 관계자는 중국의 투자 바람이 꺾인 이유로 "2016년 11월부터 중국 정부가 해외로 유출되는 자본의 흐름을 엄격하게 관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매물 대상에 오른 독일 기업들은 인수·합병 협상과정에서 중국 투자처 측에 담보 금액을 높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인수·합병이 이뤄지기 전에 독일에 있는 계좌로 충분한 중국 자본이 입금돼야 독일 은행이 보증에 나서기 때문이다.
독일 당국이 기술유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점도 중국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독일 당국은 중국 국영 기업이 독일의 항공 부품 기업인 코테사를 인수하려는 과정에 대해 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독일 정부는 2004년 투자 감시 제도를 도입했으나 그동안 유명무실하게 운영하다가 지난해 7월부터 30건의 인수·합병에 대해 감사를 실시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독일 첨단 기술이 중국의 공격적 인수합병(M&A)에 휘말려 나라 밖으로 유출될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특히 독일 당국은 첨단기술 기업이 중국에 넘어가는 데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6년 독일 최대 산업용 로봇 제조사인 쿠카(Kuka)가 중국의 가전업체 메이디(美的)에 45억 유로에 팔려나간 것이 기폭제가 됐다.
같은 해 중국 푸젠훙신(福建宏芯)투자는 독일 반도체 칩 제조사인 아익스트론를 인수하려다 미국 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독일에서는 중국에 인수된 기업에서 대량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데 대해서도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조명 업체 오스람은 지난해 중국 컨소시엄에 넘어간 뒤 대규모 인력 감축 계획을 밝혔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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