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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이슬람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연례 성지순례 기간 여성 신도들에 대한 성추행이 공공연히 발생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메카 순례에 참가했던 한 여성 신도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신의 성추행 경험을 밝히면서 여성 신도들의 유사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파키스탄 출신의 사비카 칸이라는 여성 신도는 페이스북을 통해 메카에서 겪은 자신의 성추행 경험을 밝혔다.
자신이 이슬람 최고 성지인 메카 카바신전을 6바퀴 도는 타와프(tawaf) 의식을 치르는 동안 다수의 남성 신도들이 자신의 신체를 만졌으며 이로 인해 충격과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여성은 처음에는 단순한 실수로 생각하고 무시하려 했으나 어느 순간 누군가 자신의 엉덩이를 잡으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저지하려 했으나 많은 군중 때문에 움직일 수가 없었으며 공포에 질려 빠져나올 수도 없었다면서 "성지에서조차 안전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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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이러한 추행을 한 번도 아니고 3번이나 당했다면서 "성지에 대한 나의 모든 경험은 공포스러운 이 사건으로 도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칸의 SNS 포스트는 2천 회 가까운 공감을 기록하면서 '미투' 해시태그와 함께 다른 여성 신도들의 유사한 폭로로 이어지고 있다.
칸의 포스트에 공감을 표시한 아지자라는 파키스탄 출신 37세의 여성은 더타임스에 "순레예 나선 모든 여성이 감수해야 하는 공통적인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카바신전 부근에서 자신과 가족들이 여러 차례 유사한 일을 겪었다고 밝혔다.
자신이 9살 때 첫 '추행'을 당했으나 그때는 상황을 깨닫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자신의 여성 가족원들은 지금은 카바 부근 사람들이 많은 지역을 피하고 있으며 순례객들이 적은 시간대를 택하거나 아주 빠른 속도로 신전 주위를 걷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메카를 찾은 여성 신도는 100만여 명이었으며 이는 전체 순례객의 43%에 해당한다.
그러나 여성 신도들은 성추행 사실을 사우디 당국에 신고하길 꺼리고 있다.
신고할 경우 사우디 이슬람 성직자들이 흔히 그 책임을 여성들에 전가하기 때문이며 남성 가해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악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지자는 사우디 지도부가 추진하고 사회개혁을 언급하면서 여성 신도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 조치를 촉구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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