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과 이부프로펜(애드빌, 모트린)이 신체의 통증만 가라앉히는 데 그치지 않고 감정과 이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학의 심리학·뇌과학 연구실의 카일 래트너 박사가 지금까지 발표된 관련 연구논문들을 종합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헬스데이 뉴스가 6일 보도했다.
![](https://img.yonhapnews.co.kr/photo/cms/2017/06/30/01/C0A8CAE20000015CF6E96D3100000181_P2.jpg)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은 뇌에도 작용해 마음의 아픔에 대한 민감도와 정보 처리 능력도 누그러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래트너 박사는 밝혔다.
그는 이 진통제들이 마음에 미치는 의외의 작용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 이부프로펜을 복용한 여성은 자신의 참가가 배제되거나 배신을 당한 경우와 같이 가슴 아픈 일을 당했을 때 느끼는 감정적 아픔의 강도가 다른 사람보다 약하다.
그러나 남성은 이럴 경우 오히려 마음 아픔의 강도가 높아지는 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는 사람은 신체적 고통을 당하거나 가슴 아픈 일을 겪은 다른 사람을 보았을 때 느끼는 감정이입이 다른 사람에 비해 약하다.
▲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사람은 즐거움 또는 불쾌감을 주는 사진을 보았을 때의 느낌이 다른 사람들보다 둔하다.
▲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던 물건을 팔려고 내놓았을 때 책정하는 가격이 다른 사람들보다 비교적 싸다.
▲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사람은 게임을 할 때 자주 실수를 하는 등 다른 사람에 비해 정보 처리 능력이 약해진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뉴욕 레녹스 힐 병원의 정신과 전문의 앨런 마네비츠 박사는 신체적, 감정적 감각은 뇌에서 중복(overlap)될 수 있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논평했다.
"신체적 통증은 신체 손상이 발생한 부위에서 느껴지지만, 신체적 통증이 기록되고 처리되는 곳은 뇌"라고 그는 설명했다.
우리가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할 때 정작 그 감정이 느껴지는 곳은 뇌라고 그는 지적했다.
이부프로펜은 염증과 통증을 억제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이고 아세트아미노펜은 이부프로펜과는 기전이 다른 일반 해열진통제이다.
이 연구결과는 행동·뇌과학학회 연합회(FABBS) 학술지(Policy Insights from Behavioral and Brain 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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