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뺨치는 일 판다 사육수준…중국외 유일 '판다 패밀리'이뤄

입력 2018-02-07 10:58  

원조 뺨치는 일 판다 사육수준…중국외 유일 '판다 패밀리'이뤄
와카야마 레저시설 출생 자손 29마리, 세계 사육판다의 5.5%
기후 등 생육환경 좋고 '모자 1년 이상 동거' 등 사육기술 우수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의 판다 사육기술이 본토 중국을 포함,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카야마(和歌山) 현 시라하마초(白濱町)에 있는 레저시설 '어드벤처 월드'에서 사육 중인 판다 일족이 본토 중국에서도 '빙시(濱系)"로 불리며 큰 '가계(家系)'를 이뤘기 때문이다.
판다 '가계'는 중국 본토에서도 '청두(成都)계'와 '베이징(北京)계'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이 사육을 통해 본토까지 통틀어 '판다 3대 패밀리'를 이루는 데 성공한 셈이다.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어드벤처 월드가 사육중인 수컷 판다 '에이메이(永明)"와 암컷 '메이메이(梅梅)", '라우힌(良濱)" 사이에서 태어난 자손은 2000년부터 2016년 9월까지 생후 곧 죽은 1마리를 제외하고 모두 15마리다. 사육시설 한 곳에서 태어난 숫자로는 본토 중국 밖에서는 세계 최고 실적이다.
15마리는 모두 이름에 현지 지명 시라하마(白濱)에서 딴 '하마(濱)'를 집어 넣었다. 일본 판다 팬들은 이런 연유로 이곳에서 태어난 판다를 '하마케(濱家)'로 부른다.
어드벤처 월드 등에 따르면 현재 미국, 영국, 싱가포르, 프랑스, 말레이시아 등 18개국 23개 시설이 판다를 사육중이다. 모두 번식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산 또는 생후 곧 죽는 경우가 많다. 도쿄(東京) 우에노(上野)동물원의 경우 지금까지 5마리가 태어났으나 2마리는 태어난 후 곧 죽었다.
중국 본토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사육중인 판다는 약 520마리다. 시라하마 태생의 판다와 그 자손은 모두 29마리로 전세계 사육 판다의 5.5%에 이른다.
'하마케'의 번식성공률이 두드러지게 높은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시라하마초의 기후조건을 꼽는다. 바다에 면해 있어 적당한 습도와 시원한 바람이 판다 생육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판다는 본래 중국 내륙의 산악지대에서 서식한다. 시원한 기후를 좋아하는 판다에게 시라하마초는 지내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사육담당자인 엔도 미치코(31)는 배후에 산지가 있어 "공기와 물이 깨끗하고 주식인 대나무를 구하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일본과의 평화우호조약체결 10주년 기념으로 1988년 판다 2마리를 홋카이도(北海道) 등 일본 각지에 단기 대여해 줬다. 와카야마에도 그해 9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대여해 줬다. 판다는 긴 여행에 지쳤던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였으나 와카야마에 머무는 동안 건강을 회복해 중국으로 돌아간 후 번식에 성공했다.
중국 측은 "와카야마는 환경이 좋다"고 평가, 이후 와카야마에 정식으로 판다를 임대해 주게 됐다고 한다.
2016년9월에 태어난 '막내' '유힌(結濱)"은 생후 1년이 지난 작년 10월 엄마 '라우힌'으로부터 독립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엄마와 새끼를 떼어 놓는게 일반적이었으나 엄마와의 동거기간이 길수록 자연교배능력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1년 이상 동거시켰다.
이런 노력이 성과를 거두 중국으로 반환된 시라하마 태생 판다 11마리 대부분이 번식에 성공, 많은 자손을 낳았다. 2001년에 태어난 '유힌(雄濱)"은 벌써 5마리의 아버지가 됐다. 2003년 태어난 수컷 '슈힌(秋濱)'도 4마리를 낳았다. 2006년 태어난 암컷 '아이힌(愛濱)'과 2008년생 '메이힌(梅濱'도 각각 새끼 2마리와 1마리를 낳았다.
판다 전문가로 중국 국내에서 "판다 교수"로 불리는 시화(西華)사법대학 생명과학원구원(쓰촨성 난총)의 후진추(胡錦矗. 88) 교수는 '하마케' 판다의 우수성은 엄마와 1년 이상의 긴 동거와 2년에 한번씩 맞는 번식 주기에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연구자들에 따르면 반년 정도만에 엄마에게서 떨어진 판다와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판다는 본능이 약해져 자연교배 능력이 낮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젊은 판다 암수에게 교배하는 비디오를 보여줘 자극하는 방법도 동원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인공수정도 많이 이용해 매년 판다가 태어나고 있지만 후 교수는 "중국도 이제 양 보다 질을 중시하는 쪽으로 방침을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다 번식의 본고장인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판다번식연구소의 양쿠이신(楊奎興)은 "사육 판다에는 '청두(成都)계'와 '이징(北京)계'가 있는데 이제 시라하마 태생의 판다가 '빙시'라는 큰 가계를 형성했다"고 평가했다.
판다번식에서는 근친교배를 극력 회피하기 때문에 세계에서 사육중인 모든 판다은 혈통과 번식실적 기록을 토대로 계획적인 짝짓기가 이뤄진다. 도이 도시미쓰(土居利光. 66) 전 우에노동물원 원장은 중국에 집중돼 있는 판다 가계에 '빙시'가 추가돼 가계 다양화 효과를 내게 됐다는 점에서 "큰 공헌을 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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