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굴 대표팀 감독 도슨은 올림픽 직후 친부 찾아
"내가 태어난 나라에서 뛰는 건 새로운 삶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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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평창올림픽을 통해 친부모를 찾고 싶다.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것 같다."
대한민국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 이미현(24)은 평창올림픽에서 기적적으로 부모님을 찾을 수 있길 기도한다.
1994년 태어나 한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이미현은 올림픽을 앞두고 자신을 한 번 버렸던 나라로 돌아왔다.
올림픽은 모든 선수가 한 번이라도 출전하기를 꿈꾸는 영광스러운 무대다.
이미현은 여자 슬로프스타일에 출전해 전 세계에 자신의 기량을 뽐낼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재클린 글로리아 클링'이라는 이름으로 성장한 그는 양부모의 응원 속에 2015년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이때 친부모로부터 받은 '이미현'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선택한 것에서 '뿌리 찾기'에 대한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주위 사람들은 이미현에게 '왜 널 버린 한국에 돌아왔느냐'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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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현은 "내가 태어난 나라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뛸 기회를 얻는 건 새로운 삶으로 이어진다. 정말 큰 기회다.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라고 답한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수비수 박윤정(26)도 입양아다.
1992년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박윤정은 태어난 지 5개월 만인 1993년 미국 미네소타의 한 가정에 입양돼 '마리사'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렉·로빈 브랜트 부부는 박윤정이 미국에 도착하기 2주 전 임신 사실을 알고도 그대로 입양을 추진했다.
박윤정은 동생 한나 브랜트(25)와 모든 걸 함께 했다. 춤과 피겨스케이팅, 체조를 거쳐 운명처럼 아이스하키를 만나 둘 다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했다.
가슴에 달린 국기는 다르다. 박윤정은 2016년 한국 국적을 회복했고, 한나는 세계 최강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로 뽑혔다.
박윤정은 6일 강릉 선수촌에서 한나와 재회한 뒤 SNS에 "내가 맨 처음 해야 하는 일은 동생을 최대한 빨리 찾는 것이었다. 우리가 함께 선수촌에 있다니 믿을 수 없다"고 적었다.
안타깝게도 박윤정 역시 친부모에 대한 단서가 남지 않아 찾기가 쉽지 않다. 박윤정 본인도 반쯤은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대표팀 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토비 도슨(40·미국)은 올림픽을 통해 친부를 찾았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 모굴 동메달리스트인 그는 3살까지 부산의 보육원에서 자라다가 1982년 미국 콜로라도 주로 입양됐다.
도슨은 2007년 2월 국내에서 친부를 만났고, 이후 한국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2011년 평창 유치위원회 홍보대사를 맡아 평창올림픽 유치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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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11월에는 모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도슨은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올림픽 동메달을 땄다. 다시 평창올림픽 유치에도 나섰다. 지금까지 위대한 여정을 이어와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도슨은 이미현이나 박윤정처럼 한국 국적을 회복하지는 않았다.
대신 2013년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 김연지 씨와 결혼해 한국과 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태권도 여자 67㎏ 은메달리스트 니나 솔하임(39·노르웨이)도 한국에서 태어난 입양아다.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한국을 떠났던 그는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를 자신의 주 종목으로 선택했다.
검은 띠에는 한글로 '니나 솔하임', 영어로 한국 이름인 '조미선'을 새겨 모국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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