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경유착", "재판정에 침뱉고 싶은 심정"…국민 참여재판 의무화 주장
'강원랜드 수사외압 의혹'에 공수처 설치 강조…권성동 법사위원장 사퇴 압박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한지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법원 판결과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의혹' 사건을 계기로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특히 검찰개혁의 핵심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을 향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여권이 핵심과제로 추진하는 사법개혁의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집행유예 선고가 나온 이 부회장의 항소심 판결과 관련해 "사법부가 재벌에 굴복한 판결은 사법사상 최대 오점으로 기록될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이어 "정경유착을 판단해 달라 했더니 정경유착은 판단하지 않고 '판경유착'이 돼 버렸다"고 강조했다.
박범계 최고위원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2심 판결은 한 사람의 재판장의 취향에 따른 널뛰기 재판"이라며 "이 부회장을 석방시키기 위해 짜 맞춘 법리구성을 했다"고 주장했다.
박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일반상식에 부합하는 판결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전면적이고 의무적인 국민 참여재판의 도입으로 국민 눈높이에서 판결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안민석 의원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부회장에 대한 판결과 관련해 "지나가는 개도 웃고 소도 웃을 판결이다. 정말 재판정에 침을 뱉고 싶은 심정"이라며 격한 어조로 비판했다.
민주당은 법원개혁에 더해 검찰개혁의 고삐도 바짝 죄고 있다.
여기에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의혹과 검찰 내 잇단 성추행 고백,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진상규명' 12개 사건 선정 등으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다는 민주당의 판단이 녹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특히 강원랜드 채용비리의 수사 외압 의혹에 언급된 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법사위원장직 사퇴를 재차 촉구하면서 공수처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추 대표는 "무소불위 검찰 권력에 유일하게 갑질한 법사위원장이 이제 대한민국 법치를 상대로 갑질하려고 한다"며 "외압 당사자로 지목된 권 위원장이 사퇴를 주장하는 여당 의원을 향해서 적반하장이라며 유감 표명이 없다면 법안 하나도 통과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권 의원은 위원장직에서 하루빨리 사퇴하고 검찰 조사에 당당히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관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은 청탁, 외압, 부실이 뒤섞인 엄중 범죄행위"라며 "범죄 혐의, 의혹을 받는 법사위원장은 공정한 수사를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국민상식"이라고 말했다.
사법개혁특위(사개특위)의 민주당 간사이기도 한 박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원랜드 사건에서 외압 의혹을 제기한 안미현 검사의 폭로만 보더라도 고위공직자 비리 문제는 연고나 조직으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공수처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당이 공수처 설치에 강하게 반대하는 문제는 민주당이 풀어야 할 숙제다.
사개특위는 이달 23일 법무부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지만 공수처 설치,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등 쟁점에서 한국당과의 충돌이 불가피해 사법개혁을 조속히 완수하려는 민주당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ong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