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진 "국립발레단은 퍼스트 클래스…한국적 소재 창작 작품도 준비"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강수진 단장이 이끄는 국립발레단의 올해 신작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여성 이중간첩 마타하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발레 '마타하리'다.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은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파이로서의 마타하리 모습을 강조한 작품이 많았다"며 "발레 '마타하리'는 무용수로서의 꿈을 지닌 모습에도 비중을 둔다"고 이번 신작을 소개했다.
이탈리아 출신 유명 안무가 레나토 자넬라(57)가 1993년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처음 발표했던 작품을 토대로 하지만, 이번 작품은 안무가가 국립발레단을 위해 다듬은 "새 작품"이라는 게 강 단장의 설명이다. 실제 이번 작품의 라이선스는 국립발레단에 귀속되게 된다.
강 단장은 슈투트가르트발레단 현역 시절 이 작품에 출연하며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20여 년 전 작품과는 무대 세트, 의상, 안무 모든 것이 달라지게 됨으로 예전 작품을 설명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며 "저도 어떤 작품이 탄생하게 될지 너무도 궁금하다"고 이야기했다.
기본적으로는 미모의 무희 마타하리, 그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프랑스군 조종사 아르망, 마타하리에게 스파이가 될 것을 제의한 프랑스군 정보국 라두 대령의 어긋난 사랑을 그리게 된다. 음악으로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이 쓰인다.
그는 "스토리 발레이기 때문에 사랑 이야기가 빠질 수 없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마타하리가 발레계 입단을 꿈꿨으나 이루지 못한 점 등이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안무가는 이번 작업을 위해 작년 말 한국을 찾아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관람했으며 이번 달에도 다시 한국을 찾는다.
강 단장은 "안무가가 공연을 본 뒤 국립발레단과 빨리 작업하고 싶다고 했을 정도로 많은 영감을 얻은 듯했다"며 "살아있는 안무가이기 때문에 실제 우리 무용수들과 작업하면서 새로운 '한국 마타하리'가 탄생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국립발레단은 이와 함께 내년 한국적 소재의 전막 창작 작품 발표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작품에 대한 여러 구성안에 대해 자문 과정을 거치고 있다.
강 단장은 국립발레단에 대해 "퍼스트 클래스라고 자부한다"며 "클래식을 기본으로 드라마, 네오 클래식, 컨템포러리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구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레 전용 극장 건립에 대한 바람도 내비쳤다.
그는 "발레단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집'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아니겠지만, 언젠가는 건립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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