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과 체제를 뛰어넘는 남북 소녀들의 각별한 우정
(평창=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피겨스케이팅 페어 김규은(19·하남고)은 지난 4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촌 입촌에 앞서 화장품 매장을 들렀다.
지난 2일 생일을 맞은 동갑내기 친구, 북한 피겨 페어 렴대옥(19·대성산체육단)에게 줄 선물을 구매하기 위해서였다.
김규은은 아이섀도 브러시, 수분 크림, 립밤, 마스크팩 등 비싸지는 않지만, 또래 친구들이 좋아할 만한 선물을 잔뜩 챙겼다.
친절한 설명도 곁들였다. 김규은은 포스트잇에 직접 그림을 그려 아이섀도 브러시의 사용법을 적었고, 립밤과 각종 화장품 샘플엔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앙증맞은 글귀도 적었다.
혹여 추운 날씨에 고생하지 않을까 일본제 핫팩과 무릎 담요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도 준비했다.
김규은은 파트너인 감강찬과 함께 지난해 여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북한 페어 렴대옥-김주식과 전지훈련을 했다.
당시 김밥과 김치를 나눠 먹으며 우정을 쌓았다.
김규은은 특히 동갑인 렴대옥과 각별한 관계를 이어왔다. 사상과 체제를 뛰어넘는 동갑내기 친구들의 우정은 평창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김규은은 아직 렴대옥에게 생일선물을 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은은 지난 5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북한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는데, 실수로 선물꾸러미를 숙소에 놓고 와 전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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