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중국-인도 세력확장 격전지로 돌변

입력 2018-02-07 16:59  

몰디브, 중국-인도 세력확장 격전지로 돌변
전·현직 대통령 이전투구는 양국 대리전
몰디브는 전략거점…中 일대일로 맞물려 경쟁 격화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가 일대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인도와 중국의 각축장으로 돌변했다고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인도는 지난주 해외에 망명 중인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과 야당인사들을 석방하고 재판을 새로 하라는 몰디브 대법원의 결정이 나오자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 "정부는 반드시 대법원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고 강력한 어조로 촉구했다.


반면, 지난해 몰디브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중국 정부는 "40만명의 몰디브 국민은 현 상황에 독립적으로 대처할 능력과 지혜가 있다"며 정반대의 반응을 내놨다.
이러한 반응은 이미 예견된 것이다.
인도는 지정학적으로 중국을 아시아 권역 내 주요 적대 세력으로 여긴다.
이러한 경향은 인도양에서 지정학적 전략의 우위를 추구하는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출범하고 더욱 짙어졌으며,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중국은 중국대로 일대에서 패권을 선점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국정운영 비전으로 내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그 꿈을 실현할 틀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의 한 고리로 몰디브를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 등으로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일념으로 대규모 투자, 차관, 경제협력 등의 미끼를 던지고 있다.
중국은 스리랑카, 파키스탄, 아프리카 소국 지부티에도 항구를 점유하며 인도양 내 영향력을 키워 오고 있다. 지부티에는 이미 중국의 해외 첫 군사 기지가 있다.
인도 카네기 센터의 수석 연구원 콘스탄티노 자비에는 "인도는 인도양에서 두드러진 패권을 세우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몰디브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비에 연구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압둘라 야민 현 몰디브 대통령은 서방의 압박을 막고 인도의 견제를 줄이기 위해 중국과 협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몇 년 새 몰디브에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가 됐다.
중국은 지난해 몰디브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30만명의 관광객을 보냈으며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정체불명의 중국 기업이 몰디브 수도 말레에 리조트를 건설하기 위해 50년짜리 임대차 계약을 하기도 했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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