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청 캐나다 이민 동포 가족 찾아줘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소식이 두절된 자식들을 꼭 찾아주세요."
광주 동구청이 40년 동안 소식이 끊긴 가족들을 연결해줘 감동을 주고 있다.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8/02/07/AKR20180207160100054_01_i.jpg)
7일 오전 캐나다 소인이 찍힌 국제우편 한 통이 김성환 광주 동구청장 앞으로 도착했다.
편지봉투 안에는 전처와 헤어진 후 캐나다 이민을 떠난 A(83)씨가 성인이 됐을 자식들을 만나보고 싶다며 행방을 수소문해 달라는 사연이 구구절절 적혀있었다.
A씨는 광주 동구에서 성장기를 보낸 인연을 떠올려 김 구청장에 가족을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육군 통신장교로 베트남전쟁에 참전하기도 했던 A씨는 전역 이듬해인 1979년 전처에게 당시 6살 딸, 3살 아들의 양육을 맡기고 캐나다로 이민 갔다.
그는 "아버지로서 두 자식에게 사죄를 구하고 유산을 상속해주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라며 "청장님께서 첨부한 인적사항을 참고로 연락처를 꼭 알아봐 달라"고 호소했다.
편지를 읽은 김 구청장은 관련 부서에 즉각 A씨 가족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동구 행정지원과는 곧장 수소문해 현재 경기도에 거주하는 A씨의 아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냈다.
이제 40대가 된 A씨 아들은 "40여 년간 생사를 몰랐던 부친의 소식을 듣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광주에 거주하는 모친, 누님과 상의해 부친을 만날 시기와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아들에게 소식을 듣고 편지를 받기 위해 70대 나이 든 몸을 이끌고 이날 구청을 찾은 A씨의 전처는 "남편과 헤어진 후 억척스럽게 생활하며 두 자녀를 반듯이 키웠다"고 말하며 "나와는 남이지만 아버지의 정이 그리웠을 자녀들에겐 반갑고 기쁜 소식이 될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편지를 받아 갔다.
김 구청장은 "멀리 떨어져 서로를 그리워만 하던 가족들이 다시 만날 길이 열려 다행이다"며 "지역민의 행복이 지역의 행복이라는 마음으로 더욱 세심한 행정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