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SK건설 전무 이어 2번째 기소…미군 담당자에 6억 건넨 혐의
<YNAPHOTO path='AKR20180207174000004_01_i.jpg' id='AKR20180207174000004_0201' title='' caption='주한미군 평택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 공사 수주에 뒷돈이 오갔다는 의혹에 연루된 국내 건설사 임원이 추가로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이용일 부장검사)는 회삿돈을 빼돌려 주한미군 기지공사 발주업무 담당자에게 수억원대 뇌물을 건넨 혐의(국제뇌물방지법 위반 등)로 SK건설 이모(55) 상무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이 상무의 뒷돈거래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된 전문건설업체 A사 대표 이모(51·공군 예비역 중령)씨도 배임수재 등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겼다. 이씨는 전역하기 전 국방부에서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에 관여한 담당자였다.
검찰에 따르면 이 상무는 평택 주한미국기지 이전사업의 현장 사무실(PMO) 신축 공사를 수주한 대가로 2012년 1월 당시 주한미군 계약관이었던 N(58·미국인)씨에게 6억6천만원 건넨 혐의를 받는다.
SK건설은 A사와 허위 하도급 계약을 맺는 형태로 6억6천만원을 이 업체에 보냈고, 이 가운데 3억9천만원이 N씨에게 건네진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앞서 평택 주한미군기지 토목공사 수주를 도운 대가로 2010∼2011년 회삿돈 31억원을 빼돌린 뒤 N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SK건설의 토목담당 임원 이모 전무를 지난해 12월 구속기소한 바 있다.
A사 대표 이씨는 이 과정에서도 허위 하도급 계약을 통해 뇌물로 건넬 자금을 세탁한 정황이 드러나 이모 전무와 함께 구속기소 됐으며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SK건설은 지난 2008년 미 육군이 발주한 232만㎡ 규모의 평택 기지 부지 조성 및 도로, 상하수도, 전기 등 기반 시설 구축 공사를 4천600억원에 수주했는데,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뇌물을 챙긴 미국인 N씨는 2015년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미국으로 도주했으나, 지난해 9월 미국 하와이에서 현지 당국에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관계자는 "뇌물을 수수한 미군 계약관이 미국으로 도주했으나 현지 수사당국과 공조해 미군 발주공사의 구조적인 비리를 규명했다"고 말했다.
한편 구속기소가 된 이모 전무 측 변호인은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전무는 SK건설 임원으로서 미군기지 부지조성 공사와 관련해 (하도급업체와) 컨설팅 계약을 맺고 성공사례금을 협의한 방식으로 지급했을 뿐"이라며 뇌물공여 등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A사 이모 대표 역시 "이 전무에게서 부탁을 받고 수주를 도와준 사실이 없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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