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서 반기문과 대담 "직원 평균 33세, 여성이 49%"…1천여명 환호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馬雲) 회장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7일 연세대학교를 방문해 알리바바의 성공 비결과 미래 사회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다.
마 회장은 이날 오후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1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 특별대담에 참석해 "알리바바의 성공 비결은 여성과 청년을 많이 고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 회장은 대담을 진행한 반 전 총장이 "여성 임직원 비율이 높은 거로 알고 있다"고 말하자 "직원의 약 49%, 고위경영진의 약 37%가 여성"이라고 답해 청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여성은 본능적으로 남을 돌보는 마음을 갖고 있고, 남성은 자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우리는 지금 근력의 싸움이 아닌 지혜의 싸움, 돌봄의 경쟁이 중요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서 "똑똑한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를 안다"면서 "우리 여성 경영진들은 항상 내게 '이걸 정말 원하시나요?'라고 묻는다. 너무 탐욕스러워진 인류에게 정말 필요한 지혜의 질문이다. 여성은 그와 같은 재능과 본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 회장은 "남성을 고용하면 좋은 기업이 되지만, 여성을 고용하면 완벽한 기업이 된다. 여러분 기업이 고객에게 더 사랑받으려면 이 '마법의 요소'를 더하라"면서 "나는 지도자도 여성이 더 많아져야 훨씬 평화로운 세상이 될 거라고 확고하게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반 전 총장도 "유엔이 창설되고 나서 1945년부터 1992년까지 47년 동안 여성 고위직이 단 3명뿐이었는데, 내 임기 동안 여성 고위직이 많이 탄생해서 뉴욕에 있는 한 여성그룹에서는 내 이름을 딴 상도 만들었다. 영광이었다"고 화답했다.
한편 마 회장은 "여성과 함께 청년을 많이 고용해야 기업의 미래를 덜 수 있다. 청년은 미래이자 희망"이라면서 "알리바바는 직원 평균 연령이 33세"라고 말해 다시 한 번 환호성을 자아냈다.
그는 "많은 사람이 희망이 없다고 하는데, 기업에 청년이 없어서 희망이 없는 것"이라면서 "청년들도 물론 문제가 있지만, 문제는 누구나 있다. 나이 든 사람은 문제가 있는 데다가 그 문제를 바꾸기도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청년들은 인터넷으로 숨 쉬고, 먹고, 자고, 읽는다. 그들은 미래를 바꿀 이들이며, 최소한 미래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이제 지도자들도 청년들과 여성으로 대체되고 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더 많아질 것이다. 이를 환영하고 포용할 준비를 하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포럼은 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과 오스트리아 반기문세계시민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연대 글로벌사회공헌원 명예원장에 위촉된 반 전 총장이 마 회장과 대담을 했고, 하인츠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도 이날 참석했다.
기업인과 스타트업 관계자, 일반 시민과 학생 등 1천여명이 연대 백주년기념관을 찾아 자리를 가득 메웠다. 1∼2층 좌석이 꽉 차 계단에 앉거나 선 채로 포럼을 지켜본 방문객도 수십명에 달했다.
방문객들은 참가자들의 발언에 웃음을 터뜨리거나 직접 질문을 던지기도 하며 오후 내내 열띤 분위기가 이어졌다. 마 회장은 대담이 끝나고 반 전 총장과 함께 방문객 쪽으로 '셀카'를 찍기도 했다.
포럼은 이튿날도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미로슬라프 라이착 유엔총회 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최태원 SK그룹 회장, 제프리 삭스 콜롬비아대 교수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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