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세습철회 장신대 교수모임' 신학포럼·연합기도회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담임목사직 세습은 다른 교회나 사회가 뭐라 하든 자신들의 교회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개교회주의적 발상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그리스도의 주권을 부정하는 것이며, 일치성과 공공성 등 교회의 본질적 특성을 훼손하는 것이다."
'명성교회세습철회와 교회개혁을 위한 장신대 교수모임'이 담임목사직 세습의 문제점을 살펴보는 신학포럼을 개최한다.
7일 오후 광진구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에서 열리는 이날 포럼에서는 현요한 장신대 교수가 담임목사직 세습의 문제점을 조직신학적 관점에서 살펴본다.
현 교수는 이날 배포한 발제문에서 교회의 주권자는 하나님이라는 신학적 관점에서 보면 담임목사직 세습은 특정 목회자와 가문이 교회의 주권을 차지하려는 시도로 그리스도의 주권을 부정하거나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교회나 사회의 비판을 개의치 않고 자신들의 교회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개교회주의적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이는 '교회의 하나'라는 교회의 일치성과 보편성, 공공성 등 교회의 본질적 특징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습을 감행하는 교회들이 적법한 청빙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들이 원로목사가 될 부친의 카리스마적인 영향력의 후원을 받고 있는데 공정한 심사가 가능하겠느냐"며 의문을 제기한다.
구약시대의 제사장직 세습을 담임목사직 세습의 근거로 삼는 견해에 대해서도 구약시대의 제사장과 현대의 목사직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점을 들어 비판한다.
이날 포럼에서는 홍지훈 호남신학대학교 교수도 발제자로 나서 역사적·신앙적 관점에서 세습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홍 교수는 발제문에서 중세 시대 전 교황의 친인척이거나 사생아인 교황이 다수 등장하면서 성직자의 직분이 신분으로 둔갑했고, 이런 성직제도의 계급적 구조를 극복하자는 것이 종교개혁이었다면서 '담임목사직 대물림'은 2천년 기독교 역사와 기독교 신앙의 근본을 뒤흔드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담임목사직 대물림이 문제가 되는 것은 직분을 신분으로 둔갑시키는 '악한 욕망'이기 때문"이라면서 "'공동체의 결정에 따른 선출과정을 거쳤다'는 반론을 제기하면서 세습을 정당화하는 것은 기독교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며, 프로테스탄트 운동이 걸었던 목숨값을 가벼이 여기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명성교회세습철회와 교회개혁을 위한 장신대 교수모임'은 명성교회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산하 장신대 교수 60명이 모여 지난달 출범한 단체로, 이날 포럼과 함께 제2차 연합기도회도 개최한다. 기도회에는 명성교회 내부에서 세습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명성교회 정상화위원회'와 교단 내에서 세습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목회자 단체, 통합목회자연대, 세습반대 신학생연대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교수모임은 세습반대를 위한 신학 교수들의 행보를 교단 산하 전국 7개 신학교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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