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랜디 그리핀 "북한 정수현, 정말로 스마트해"

입력 2018-02-08 10:25  

[올림픽] 랜디 그리핀 "북한 정수현, 정말로 스마트해"
단일팀 미국 출신 귀화 공격수 "가장 붙고 싶은 상대는 일본"



(강릉=연합뉴스) 유지호 신창용 기자 =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공격수 랜디 희수 그리핀(30)은 그동안 2라인에서 북한의 정수현(22)과 호흡을 맞췄다.
미국 출신 귀화 선수인 그리핀과 북한 정수현의 2라인은 이른바 '북미 라인'으로 불리며 화제를 낳았다.
지난 7일 관동하키센터에서 공식 훈련이 끝난 뒤 만난 그리핀은 이제 정수현과 다른 라인에서 뛰게 됐다며 이를 무척 아쉬워했다.
그는 "이제 정수현은 2라인에서 한수진과 함께 뛰고, 나는 3라인으로 내려가서 훈련한다"고 설명했다.
2라인 센터로 활약했던 그리핀이 3라인으로 내려간 것은 고관절 부상 탓이다. 그리핀은 최근 몇 주간 'X'자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고 훈련했다.
지난 4일 스웨덴과 평가전에 뛰지 못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핀은 7일부터 'X'자를 떼고 부상 탈출을 알렸지만 새러 머리 감독은 재발 방지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3라인에 배치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리핀은 하버드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듀크대 생물학과 석·박사 통합 과정을 이수했다.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똑똑하고, 직설적인 그리핀은 정수현에 대해 "정말로 스마트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는 "정수현은 게임을 읽는 눈이 좋다"며 "나는 정수현과 훈련하는 시간이 정말로, 정말로 즐거웠는데, 이제 같은 라인에서 뛰지 못해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그리핀은 이어 "정수현이 우리의 시스템에 얼마나 빠르게 녹아들고 이를 습득하는지를 지켜보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리핀은 단일팀 분위기에 대해서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라커룸 분위기가 정말로 좋다"며 "모든 선수가 친하게 지낸다. 새로운 팀 동료(북한 선수)들은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했고, 지금까지는 정말로 좋은 팀 동료들"이라고 설명했다.
단일팀은 오는 10일 스위스(세계 6위)와 첫 경기를 시작으로 스웨덴(5위), 일본(9위)과 차례로 맞붙는다. 그리핀은 가장 붙고 싶은 상대로 일본을 꼽았다.
그는 "일본은 전통의 라이벌이고, 우리와 플레이 스타일이 흡사하다. 그들은 작지만 빠르고, 정말로 열심히 뛴다"며 "우리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파악하기에 가장 적합한 상대"라고 했다.
그리핀은 "또한 일본은 우리가 향후 성장 모델로 삼아야 할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지금처럼만 성장한다면 향후 5년 또는 10년 후에는 일본팀과 같은 모습이 돼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언더독'으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사람들이 우리가 졌다고 해서 충격받거나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부담이 적다. 우리 선수들에게는 그게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리핀은 머리 감독의 패스트푸드 금지령으로 인해 평창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공짜로 제공되는 '맥도날드'를 먹지 못해 아쉬웠다며 "마지막 경기가 끝나자 마자 맥도날드를 먹으러 가겠다"며 웃으며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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