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내부선 이라크에 영구적 파병·주둔 가능성 우려 표출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이라크에서 장기 주둔할 파병 부대를 만들라며 새로운 압력을 넣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나토본부에 서한을 보내 이라크군 훈련을 지원할 반영구적 또는 영구적인 나토 파병 부대를 창설하라고 요구했다고 복수의 나토 고위 외교관들이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이 서한에 나토 파병 부대 임무로서 구체적 내용을 담으면서 군사 교육시설과 이라크 국방부를 위한 군사교리 개발 등을 제시했다.
또 이라크에서 폭탄 해체 훈련과 구소련 시절의 차량 보수, 의료 훈련 지원을 주문했다고 외교관들은 전했다.
미국은 이라크 북부에서 활개를 쳤던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한 3년간의 격퇴전 이후 나토에 새로운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이라크에서 IS가 부활하지 않도록 확실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싶어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압박을 통해 서방 동맹국들이 테러와의 전쟁 등에서 더 많은 기여를 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나토본부 준공식에 참석해 "나토는 앞으로 러시아와 유럽 동부 및 남부의 국경에서 오는 위협은 물론 테러와 이민 문제에 더 큰 중점을 둬야 한다"며 나토가 테러와의 전쟁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을 촉구했다.
나토는 이미 이라크에 훈련 교관을 파병했지만, 그 수는 20명도 되지 않는다.
미국은 이라크에 현재 5천 명 이상의 병력을 보낸 상태다.
나토는 다음 주 벨기에 브뤼셀 본부에서 미국의 요구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7월에 열릴 나토 정상회담에서 이 사안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나토 내부에선 미국 요구에 거부감을 표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기간 파병으로 비용이 많이 들고 국내에서는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잠재적으로 위험하기도 한 외국 지원의 수렁에 빠져들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나토 고위급 외교관은 "미국은 나토의 역할로서 이라크에서 전투 역할이 아닌 장기간 임무를 맡으라고 세게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토가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에 자금과 훈련지원을 하며 장기간 아프간 충돌에 개입했던 사례를 거론하며 "이 요구는 아프간 때처럼 수상쩍다"며 "그것을 원하는 동맹국들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니 마이클 미 국방부 대변인은 메티스 장관의 서한 발송 여부에 확인을 거부하면서도 "동맹국들이 테러 조직에 맞서기 위해 더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계속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포고 미 해군사령관은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라크에 대해 더 많은 지원을 논의하고자 이곳에 왔다며 "나토는 더 많은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결정은 정말로 나토의 정치 지도부에 달려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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