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3분기 후행…유가·환율로 불확실성 커져"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한국은행은 경기 개선과 높은 유가 수준 등으로 물가 상승률이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게재된 '최근의 기조적 물가 흐름 평가'에서 근원 물가가 경기에 3분기 후행한다며 이처럼 밝혔다.
한은은 규제가격이 제외된 근원인플레이션은 국내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GDP(국내총생산)갭률을 3분기 정도 늦게 따라간다고 분석했다.
이는 GDP갭률이 플러스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물가 상승압력이 점차 가시화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한은은 말했다.
GDP갭률은 실제 국내총생산과 잠재 생산능력간의 차이로, 플러스이면 생산요소가 과잉 사용되는 경기 호황상태를 뜻한다.
공공요금과 담뱃값, 급식비, 보육비 등 정부 제도에 영향을 받는 규제가격은 시장 수요공급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규제가격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 지표(평균값)는 2015년 말을 전환점으로 반등하다가 최근 다소 주춤하다.
한은은 그러나 여전히 2%를 소폭 하회하는 수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어서 기조적 흐름이 약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 높아진 유가 수준에 따른 가격 인상 압력과 국내외 경기 개선세 지속은 앞으로 물가 상승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초 공급 측 물가상승 기저효과로 당분간 낮은 오름세를 보이겠지만 하반기로 가면서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반기 1.5%, 하반기 1.8%로 보고 있다. 연간으론 올해 1.7%, 내년 2.0%다.
다만, 경기와 물가 간 관계약화 가능성 등은 물가 오름세를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유가와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움직임 등으로 물가경로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된 점을 감안해 이들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원들도 앞서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GDP갭률이 이미 플러스로 돌아섰거나 전환되는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물가상승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정도를 두고는 다양한 견해를 내놨다.
A위원은 하반기에 물가상승률이 목표 가까이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B위원은 GDP갭률 플러스 영향이 취업자수 개선, 정액임금 상승 등으로 뚜렷하게 가시화되지 못하거나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상승 압력으로 충분히 연결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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