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여권(女權) 신장 바람이 불고 있는 이슬람권의 새로운 여성 근로자 세대가 세계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서방권에서 일고 있는 로봇과 알고리즘 첨단 기술 혁신이 이슬람권에도 여성 근로자들의 증가라는 문화적, 경제적 혁명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에는 사회적, 기술적 제약으로 이슬람권 여성 근로자들이 할 수 분야가 극히 제한됐으나 지금은 이슬람권에도 정보통신 분야(IT) 창업 등 히잡을 두른 여성 기업인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전했다.
운전에서 요리, 코드화 작업(코딩) 등 여성들에 가능한 직종이 확대되고 있는 탓이다.
FT 전문가 칼럼을 통해 이슬람권에 일고 있는 여성 근로자 확대 현상을 전하면서 그동안 교육에 대한 투자와 사회적 규범 변화 및 경제적 수요 등을 그 배경으로 지적했다.
그러나 여성 근로자들의 확대 진출을 부추긴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술 진보라고 강조했다.
이슬람권 국가들은 전 세계 인구의 20%와 국내총생산(GDP)의 12%를 차지하고 있으며 여성 근로자들의 급속한 진출 확대로 사상 최대의 노동시장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이슬람권 30대 국가의 경우 여성 근로자 수가 1억 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1억5천500만 명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노동연령층 여성 인구 가운데 극소수에 불과한 만큼 향후 여성 근로자 수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이슬람권 여성 노동자 전체 임금은 1조 달러(약 1천7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슬람권 국가들에서는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여성 기업인들을 볼 수 있으며 종종 아동 돌봄과 교통안전, 식품과 의복 등 생활관심 분야에 대한 창업을 주도하고 있다.
새롭게 교육받은 여성 세대가 주요 경제적 수요 계층으로 등장한 데 따른 유망 사업 분야이기도 하다.
디지털 분야의 이들 여성 노동력은 한편으로 임시직 증가와 불안한 근로계층(프레카리아트) 등장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으나 여성 근로자들의 시간과 이동성에 대한 제약을 우회할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이슬람권 여성 근로자들의 노동시장 진출 전망도 밝은 편이다.
브루나이, 쿠웨이트 등 이슬람권 5개국은 과학과 기술, 공학 분야 여성 재학생 수가 남성보다 많으며 다른 18개국도 여성 학생 비율이 40%에 이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이공계 분야의 38%, 이란은 34%를 여학생이 차지하고 있는 데 비해 미국은 30%, 영국은 36%다.
더욱이 이전의 각종 제약으로 여성의 진출이 거의 전무했던 만큼 신세대 여학생들은 특정 롤모델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분야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여성 인력의 진출 확대와 함께 인재확보에 부심하고 있는 다국적기업과 현지 업체들도 여성 근로자를 IT 등 기술 분야에 과감히 기용하고 있다.
어쩌면 이슬람권 여성 디지털 노동력은 성 평등 측면에서 오히려 서방보다 나은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물론 승진 등 여러 면에서 아직 장벽이 남아있으나 디지털 시대 여성 노동력의 생산성 향상과 함께 여성 진출이 갈수록 확대할 것으로 FT는 예상했다.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 이들의 진출을 지원하는 것도 국민 세금의 효율성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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