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기 전부터 건강관리…서울 성북구 '건강주치의제' 첫 도입

입력 2018-02-08 11:58  

아프기 전부터 건강관리…서울 성북구 '건강주치의제' 첫 도입
집 근처 병원 의사를 '주치의'로 선정…보건소·동주민센터와 연계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집에서 가까운 병원 의사가 '전담 주치의'가 돼 아픈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미리 건강관리를 하는 제도가 서울 성북구에서 처음으로 도입된다.
65세 이상 노인 지출의 4분의 1이 의료비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의료비를 줄이고,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에만 환자가 몰리는 비효율을 해소해보려는 기초자치단체의 '실험'으로 볼 수 있다.
성북구는 따로따로 제공되던 민간 의료서비스와 공공 보건·복지제도를 연계하는 '건강주치의제'를 도입하겠다고 8일 밝혔다.
우선 75세 이상 취약 계층 어르신 1천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건강주치의는 동네 1차 의료기관 의사가 맡는다. 어르신들이 주치의 제도에 참여하는 동네의원 한 곳을 택해 1년 단위로 등록하면 된다.
1차 의료기관 의사는 보건소 전담간호사, 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와 팀을 이뤄 노인의 신체·건강·정신·경제적 여건을 평가하고 관리계획을 세우게 된다.
성북구는 서울대 의과대 건강사회교육센터 연구팀과 건강주치의 모델을 개발했다. 또 이종구 서울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장이 위원장으로 참여하는 민관운영협의회를 꾸렸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아픈 증상이 나타났거나 이미 병에 걸렸을 때 개인이 알아서 병원을 찾아가는 구조를 개선해 개개인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데 집중하는 게 건강주치의제도"라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노인들은 병이 들면 요양시설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으나, 거주지에서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할 때 행복을 느낀다"며 "시설 중심에서 지역사회·가정 중심의 의료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제도의 핵심은 동네에서 받는 '1차 의료'를 강화하는 것이다. 1차 의료가 잘 될수록 국민의 전반적 건강 수준이 높고 의료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건강주치의가 전문 의료기관·상급 의료기관에서 환자가 진료받은 기록을 받아 종합 진단·관리를 한다.
성북구는 환자가 새로운 병원에 갈 때마다 같은 검사를 반복적으로 받지 않아도 되도록 관내 병원들과 자료 공유에 협력하기로 했다.
구는 1차 의료를 강화하면 지역 내 의료기관에서 해결할 수 있는 환자를 대형병원으로 보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3차 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가 집으로 직접 찾아가는 '홈 메디컬 케어'도 도입한다.
김 구청장은 "건강주치의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의료 질을 신뢰하는 단계가 오면 의료쇼핑 문제도 차츰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민건강보험 제도에 건강주치의 수가를 포함하는 방안을 적극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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