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연일 "북한의 미소외교에 시선을 빼앗겨서는 안된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를 거론해왔다.
스가 관방장관은 8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의 한국 방문과 관련, "북한의 미소외교에 눈을 빼앗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북한에 대한 압력을 손상시킬 수 있는 행동은 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는 쪽으로 남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것은 평가한다"면서도 "한국측으로부터 정보 공유를 확실히 받아 미일, 한미일 3국간 정밀히 의견을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여정 부부장이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이며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 포함된)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대상"이라면서 "앞으로 한국측의 대응을 주시하겠다"고도 했다.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가 한국에서 김여정 부부장 등을 접촉할 가능성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일본 선수를 격려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6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회담후 기자회견에서도 북한의 미소외교를 거론하면서 그에 시선을 빼앗겨선 안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고노 외상은 지난달 16일 캐나다 밴쿠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 및 안정에 관한 밴쿠버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개회사를 통해 "지금 회의 중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진행되고 있다"며 "북한의 미소외교에 시선을 빼앗겨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다.
일본 고위급 인사들의 이런 북한 미소외교 경계 언급은, 원론적으로 보면 핵·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면서도 대화 공세를 펴는 북한을 제대로 봐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관계 호전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비판도 나온다.(취재보조 : 데라사키 유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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