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요청서 보내…"한국당, 책임 다하지 못한다는 민심에 우려"
홍준표 측 "중진의원 면면 보고 유감…분란 방식 바람직 안 해"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4선 이상 중진 국회의원 12명은 8일 그동안 중단됐던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재개할 것을 홍준표 대표에게 공식 요청했다.
이들 의원은 이날 홍 대표에게 보낸 요청서에서 "대한민국이 위기"라며 "법을 초월한 정치보복, 국체를 흔드는 좌편향 개헌, 한미동맹 균열과 한반도 위기를 자초하는 외교안보 정책 등 문재인 정부의 실기와 실책으로 대한민국은 단 한발도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조차 '보수 적통 정당'으로서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세간의 민심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따라서 중진의원들은 구국과 구당의 마음으로 홍 대표에게 그간 중단되었던 최고·중진 연석회의 개최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요청서에 이름을 올린 중진의원은 심재철·이주영·정갑윤(이상 5선), 강길부·나경원·신상진·유기준·정우택·정진석·주호영·한선교·홍문종(이상 4선) 의원 등이다.
한국당 내 4선 이상 중진의원 2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12명이 요청서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다만 최다선인 서청원(8선) 의원과 김무성(6선) 의원 등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당은 그동안 매주 수요일 최고위원들과 국회의원 선수(選數)별 연석회의를 개최해왔으나, 지난해 8월 23일을 마지막으로 최고위원과 4선 이상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소집하지 않았다.
또한, 지난해 12월부터는 최고위원과 선수별 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지 않았다.
중진의원들의 이번 입장 발표는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의 재개를 요청하는 것을 넘어 홍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대해 우회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홍 대표 측은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나아가 공개 요청서에 이름을 올린 중진의원들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는 당헌·당규에 명시된 의무적인 기구가 아니다"며 "또한 (공개회의에 대해) 봉숭아 학당이라는 말이 나오는 등 회의에서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나오면 당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동안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개최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요청서에 이름을 올린 분 중에는 과거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한 분, 수사를 받는 분 등 당의 이미지에 도움이 안 되는 분들도 있어 유감"이라며 "공개 연명을 통해 내부 분란을 일으키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대표실은 항상 열려 있으며, 언제든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한다는 게 당 대표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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