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계기준 도입 이래 7년 만에 처음…신한銀, 하나銀에도 밀리며 업계 3위로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김경윤 기자 = KB금융그룹이 업계 1등으로 꼽히던 신한금융지주를 꺾고 연간 실적 기준으로 금융권 1위 자리에 올랐다.
8일 금융권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금융[105560]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3조3천119억원으로, 신한금융(2조9179억원)을 앞질렀다.
연간 당기순이익 2조368억원을 기록한 하나금융지주와는 1조원 이상 격차를 보였다.
KB금융이 연간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신한금융을 앞선 것은 2011년 은행권이 공통으로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이래 7년 만에 처음이다.
KB금융의 1위 탈환은 이미 지난해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2분기 경영실적에서 KB금융은 2008년 지주 설립 이후 최대규모인 9천9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분기 기준 2년 만에 처음으로 신한금융을 제쳤다.
뒤이어 3분기 실적에서는 분기는 물론 누적 순이익까지 KB금융이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7천577억원, 신한금융은 2조7천64억원이었다.
주식시장은 이 같은 변화를 한발 빠르게 받아들였다.
지난해 1월 KB금융의 주가가 5년 만에 처음으로 신한금융 주가를 역전했고, 같은 해 6월에는 시가총액 1위로 치고 나갔다.
이날 KB금융의 주가는 6만1천400원으로, 신한금융 주가는 4만9천600원으로 마감했다. KB금융 시가총액은 25조6천720억원, 신한금융은 23조5천203억원이었다.
KB금융이 연간 순이익 3조원 돌파를 달성하면서 업계 1위로 치고 나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주요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실적 호조 영향이 컸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1천750억원을 기록해 신한은행(1조7천110억원)을 한참 앞질렀다.
비은행권 계열사도 KB금융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KB증권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글로벌 증시 호조를 타고 전분기보다 267.1% 증가한 1천116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당기순이익은 2천717억원이었다.
KB금융 관계자는 "은행 중심이었던 그룹의 이익 기반을 비은행 계열사로 확대한 것이 리딩뱅크 탈환을 위한 전략적인 한 수였다"고 말했다.
한편 수년간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던 신한은행은 지난해 KB국민은행은 물론 KEB하나은행에도 당기순이익 면에서 뒤지며 3위로 밀렸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1조7천110억원의 순익을 기록, 전년 대비 11.8% 감소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125.6% 늘어난 2조1천750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은행권 1위 자리에 올랐고, 하나은행도 2조1천305억원으로 53.2% 증가했다.
신한은행이 연간 당기순익 기준으로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금융권이 회계기준을 IFRS로 통일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신한은행이 3위까지 떨어진 것은 국민은행이나 하나은행이 지난해 영업을 잘하며 호실적을 거둔 것도 있지만, 신한은행에서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발생한 탓도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명예퇴직금으로 2천850억원이 발생했고, 딜라이브에서 1천500억원의 유가증권 손실을 반영했다.
또 대우조선해양[042660](300억원)과 금호타이어[073240](300억원), 동부제철[016380](620억원) 등에서 1천200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지난해에만 총 4천500억원 가량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4분기에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지난해보다 순익이 줄었다"며 "영업 실적에서는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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