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10대 선수들의 격의 없는 대화, 합동훈련한 양 팀 분위기 화기애애
(강릉=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대표팀은 8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공식 훈련에서 북한 대표팀 선수들과 처음으로 합동 훈련을 시행했다.
국제대회에서 자주 마주쳤던 양 팀 선수들은 격의 없이 어울리며 훈련에 임했다.
특히 대표팀 김예진(19·한국체대 입학 예정)은 북한 대표팀 정광범(17)과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김예진은 훈련을 마치고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김예진은 무슨 말을 했는지 묻는 말에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를 했는데…"라며 "나보고 못 생겼하고 하더라"라며 깔깔 웃었다.
그는 "너도 못생겼다고 응수해줬다. 거울은 보냐고도 했다. 본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정광범은 올림픽 기간 내내 국내 취재진 앞에서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그러나 말이 통하는 또래 친구를 만나자 허물없이 장난치며 어울렸다.
특히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애교가 많기로 유명한 김예진과 장난 섞인 대화를 나누며 양 팀 분위기를 허무는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
사실 김예진과 정광범은 구면이다. 김예진은 선수촌 내에서 북한 선수들과 자주 농담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김예진은 "북한 선수들과는 식당에서 자주 보는데, 내가 먼저 가서 말 걸었다"라며 배시시 웃은 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자주 보던 북한 대표팀 (김)은혁이가 오지 않아 물어봤더니 북한 오빠(최은성)가 한심해서 안 왔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북한에서 한심하다는 표현은 실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 2차 월드컵에 나섰던 김은혁은 평창올림픽 출전 선수를 뽑는 북한 내 자체 선발전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김예진은 "난 (김)은혁이가 진짜 한심해서 한국에 못 온 줄 알았다"라며 깔깔 웃었다.
그는 '갑작스럽게 북한 선수들과 훈련해서 당황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똑같은 사람인데, 놀랄 이유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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