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 체류자 내년 말 안보리 제재 시한까지 노동 허용 방침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장재은 기자 =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지정한 시한까지 계속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러시아가 그동안 밝혀온 북한 노동자 처리 방침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안보리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투입되는 자금줄을 옥죈다는 취지로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을 2019년 말까지 귀국하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지난해 12월 채택한 바 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지난해 12월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97호는 모든 해외 북한 노동자들을 24개월 이내에 송환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철저히 이 문서 조항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합법적으로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인들이 안보리가 설정한 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러시아에서 노동활동을 계속할 것이란 전제를 토대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이미 북한 노동자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의 앞선 발언 내용과 다소 차이가 나는 것이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러시아는 제재를 포함한 안보리 결의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면서 "안보리 제재 만이 우리가 합법적인 국제상황 해결을 위한 압박 요소로서 인정하는 유일한 제재"라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 내무부 이민문제담당국 고위 관리도 이날 하원에 출석해 북한 노동자 문제를 설명하면서 "(노동) 비자가 끝나면 떠나게 된다. 강제 출국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송환을 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임시 망명을 요청하는 북한인들이 많다"고 소개하면서 "하지만 우리는 안보리 결의를 이행해야 한다"며 임시 망명을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일부 북한 노동자들은 안보리 결의에 따른 본국 송환을 피하려고 강제 추방 대상에서 제외되는 일시적 정치 망명자 지위 신청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그간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강경 제재에 회의적이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특히 유엔 안보리 차원을 넘어 미국이 동참을 촉구하는 개별 국가들의 독자적 대북제재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러시아는 북한 노동자 강제송환 내용을 담은 작년 12월 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나, 송환 시기를 초안보다 1년 늦추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대북제재를 희석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러시아에선 현재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크 등 극동 지역과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의 서부 지역을 포함한 전국에 약 3만7천 명의 북한 노동자가 건설·벌목·농업 등의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방언론에서는 그 규모를 5만 명까지 보고 있기도 하다.
일부 서방언론은 러시아의 소극적 태도와 러시아에 체류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규모가 불명확하다는 점을 들어 안보리 결의가 제대로 이행될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지난 7일 미국 뉴욕에서 자국 기자들을 상대로 한 회견에서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위해 러시아 일부 지방정부들이 북한 노동자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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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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