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부산 크루즈관광업계에 드리운 먹구름이 올해도 걷히지 않고 있다.
중국이 크루즈선을 이용한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여전히 금지하고 있는 데다 부산을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선마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10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에는 108회 기항한 크루즈선을 타고 관광객 17만명이 찾았다.
2016년에는 209회에 걸쳐 57만3천명이 크루즈선을 이용해 부산을 찾았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사드보복 여파로 중국발 크루즈선의 기항이 125회나 취소된 때문이다.
올해도 사정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22척의 크루즈선이 122회 기항하겠다고 신청했다. 예상 승객수는 27만명이다.
지난해 사드보복 전에 선사들이 확정했던 32척, 224회와 비교하면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게다가 기항신청한 크루즈선들 중에는 중국에서 출발하는 것이 38회 포함돼 있지만 취소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처럼 모두 취소된다면 애초 예상보다 관광객이 10만명 가까이 줄어든다.
크루즈상품은 통상 출항 6개월 전부터 모객을 시작하는데 아직 중국 현지에서 이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항만공사는 올해 상반기에 예정된 중국발 크루즈선 15회 기항은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본다.
올해 부산 모항 크루즈선이 대폭 줄어든 것도 지역 관광업계를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부산시와 항만공사 등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자 부산에서 출발해 한국, 일본, 극동러시아를 순회하는 크루즈상품을 개발해 지난해 41회 운항했지만 올해는 19회로 줄었다.
크루즈관광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 모객 실적이 부진해 선사가 상품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을 찾은 크루즈 관광객은 2011년 5만명에서 2016년 57만3천명으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사드보복으로 17만명으로 줄어 지역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
크루즈선 기항이 줄면 전세버스, 숙박업소, 음식점, 중국어 통역사와 가이드 등이 영향을 받는다.
항만공사는 국내 크루즈관광 저변을 넓히고 동남아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관광업계는 올해도 중국발 크루즈선 기항 취소가 계속되면 관련 업체들이 도산하고 가이드 등 많은 인력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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