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평창 총출동…성공 기원한다면서 '평화·평양' 신경전

입력 2018-02-09 11:39  

여야, 평창 총출동…성공 기원한다면서 '평화·평양' 신경전
국회의장단·여야대표 등 60여명 평창행…추미애·현송월 전날 차담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배영경 이신영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일인 9일 여야 지도부는 일제히 평창으로 향한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서다.




다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사실상 총출동하는 반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야당은 최소 인원으로 성의 표시만 해 온도차는 여전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전날 강릉에서 열린 북한 예술단 공연을 관람하며 일찌감치 올림픽 행보를 시작했다.
추 대표는 행사를 총지휘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현송월 단장과 별도 차담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저녁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는 추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단과 대변인단, 우원식 원내대표를 포함한 원내지도부 등 민주당 지도부는 물론, 소속 의원들도 대거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다.
의원들은 이날 오후 KTX를 이용해 평창으로 단체 이동한 뒤 국회에서 제공한 버스를 이용해 상경할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의원들에게 일일이 확인한 결과 대부분이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도부는 전원 개막식에 참석해 올림픽 성공 개최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 원내대표를 비롯해 우상호, 기동민 의원 등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 10여 명은 다음날인 10일에도 평창에 머물며 시민들과 함께 남북 단일팀이 출전하는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 중계를 보며 응원전을 벌일 예정이다.
반면 한국당에서는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함진규 정책위의장 등 일부 지도부만 개막식에 참석한다. 개막식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평창올림픽 개막식 사전 리셉션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한국당 지도부는 태극기 배지를 달고 개막식에 참석한다.
한국당은 지난 7일 의원총회에서 평창올림픽 기간에 태극기 배지를 달고,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프로필 사진에 태극기 담기 등의 행사를 당 차원에서 추진키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들은 KTX를 타고 평창으로 이동해 개막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귀경할 예정이다.
국민의당의 경우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바른정당은 유승민 대표가 개막식에 참석한다.
또 국회 교육문화위원회 유성엽 위원장을 비롯해 소속 위원 29명 전원과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 특위 황영철 위원장과 소속 위원 16명도 평창을 찾는다.
국회 관계자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장단과 여야 지도부 등 전체적으로 60여 명 정도가 개막식에 참석한다"며 "정 의장이 별도로 초청한 한국계 의원 등 외국 의원 13명도 개막식을 관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면서도 북한 대표단의 방남을 놓고는 확연히 대립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은 국민의 하나 된 힘을 바탕으로 한치의 소홀함 없이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며 "어렵게 재개된 남북대화의 문을 활짝 열 수 있도록 평화 무대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북한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의 방남을 위해 제재 면제를 승인한 것에 대해서도 "적극 환영한다"면서 "평창 이후 본격적인 남북대화와 긴장 완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평창올림픽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로 이어지는 가교가 되도록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았으면 한다"며 "올림픽의 최고 가치인 평화가 평창에서 실현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은 이번 올림픽이 북한의 체제선전장에 활용될 수 있다며 '평양올림픽'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오늘 평양올림픽으로 둔갑한 우리의 평창올림픽이 개막하는 날"이라며 "개막식에 참가는 하지만 참으로 착잡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국민과 함께 응원한다"면서도 "그러나 안타깝게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할 선수들의 땀방울과 국민의 헌신은 때맞춰 찾아온 김씨 왕조의 세습공주 김여정과 북한 공연단의 빨간 코트에 가려졌다"고 비판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개막식에서 태극기는 사라졌고, 개막식 하루 전날 북한은 대규모 열병식을 강행하며 핵협박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평창올림픽이 스포츠로 하나 되는 세계인의 축제가 되고 대한민국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남북 단일팀을 모두 응원한다"고 밝혔다.
바른정당 유의동 수석대변인은 "평창올림픽이 대한민국의 국격을 드높이고, 세계 정상이 함께 모여 한반도의 평화를 다지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중요한 외교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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