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뜨자 안티도 많네…해외 뮤지션 혐한발언 잇달아

입력 2018-02-11 07:00   수정 2018-02-11 13:51

K팝 뜨자 안티도 많네…해외 뮤지션 혐한발언 잇달아
일본 아이돌 "한국 다녀오면 다 성형" 발언 사과하기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K팝이 해외에서 약진하자 그 반작용으로 '안티'도 늘고 있다.
한국 아티스트에 대한 비판이 한국 전반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로 이어지는 모습도 포착된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의 라틴 보이밴드 'CNCO'는 현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 그룹 방탄소년단을 언급하며 한국어를 조롱하는 듯한 인터뷰를 했다.
이날 방송 진행자는 CNCO에게 방탄소년단을 아느냐고 물었고, 멤버들은 "안다. 좋아한다"고 답했다. 현재 방탄소년단과 CNCO는 미국 뉴욕 기반 인터넷 라디오 방송 아이하트라디오(iHeartRADIO)가 주최하는 '아이하트 라디오 뮤직 어워즈 2018'의 '베스트 보이밴드' 후보로 오른 상태다.
진행자가 "(방탄소년단의) 노래 가사도 좋지 않으냐"고 묻자 멤버들은 "우당당", "잉닌쌈", "홍나노", "운동화" 등 한국어 발음을 흉내 낸 우스꽝스러운 소리를 내며 웃었다.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스페인어로 진행된 이 방송을 영어와 한국어로 번역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공유하며 불쾌해 하고 있다.



일본 대표 걸그룹인 AKB48의 멤버 다노 유카(21·田野優花)도 혐한 논란에 휩싸였다.
다노는 지난 1일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진행하며 "한국에 다녀온 사람들은 다 성형했다",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은 싫다"고 말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그는 지난 4일 트위터에 사과문을 올렸다. 다노는 "오해를 살 발언으로 많은 분에게 상처를 주고 불쾌하게 했다. 경솔하고 이기적인 발언을 반성한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죄송하다"고 썼다.
AKB48은 2016년 3월 콘서트에서 전범기인 욱일기(旭日旗)를 붙인 의상을 입고 태평양 전쟁을 묘사하는 무대에 오른 바 있다. 이들은 엠넷 '프로듀스 101'과 협업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슈가 첨예했던 지난해 초에는 노골적인 반한 움직임이 잇따랐다.
특히 셰톈밍(謝天明)이라는 중국 가수는 '사랑의 호소'라는 1980년대 중국 노래의 가사를 바꿔 '반(反) 사드 노래'를 만들었다.
바꾼 가사에는 '(사드는) 중국 절반을 감시할 수 있다', '롯데는 중국에서 많은 돈을 벌었지만, 미국을 위해 장소를 제공했다', '우리는 롯데 제품을 사지 말자', '롯데는 중국에서 빨리 나가라' 등 자극적인 내용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혐한발언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기저에 깔린 심리가 무엇인지는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모든 사람이 K팝을 좋아할 수는 없으니 당연한 현상"이라며 "예전에는 언급조차 안 되던 한국 그룹이 관심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열성팬도, 안티팬도 함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정 평론가는 "'이런 의견도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이되 어떤 맥락에서 혐한 감정이 조성되는지는 파악해야 한다"며 "정치·사회적 외부 이슈 때문인지, K팝의 유통과정에서 진짜 문제가 있는 건지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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