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1년간 26명 강제추행 혐의 유죄…손·팔 만진 단순행위는 무죄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매점을 방문한 여고생에게 호의를 베풀며 신체 특정 부위를 은밀하게 만지거나 더듬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매점업주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강제추행)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고 11일 밝혔다.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A 씨는 2016년 6월부터 1년간 매점에 과자나 물품을 사러 온 여고생 26명을 31차례에 걸쳐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높은 진열대에 있는 과자를 고르던 한 학생에게 "손이 안 닿지?"라며 학생을 들어 자신의 몸에 밀착시킨 뒤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지며 추행했다.
A 씨는 또 매점을 방문한 학생에게 다가가 허리를 감싸 안거나 은근슬쩍 가슴, 엉덩이 부분을 스치며 만지기도 했다.
재판부는 "A 씨 추행으로 피해 여고생들은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추행 정도가 비교적 심하지 않고 A 씨가 잘못을 반성하는 점, 벌금형을 넘는 처벌을 받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여고생 손을 잡거나 팔을 만진 행위에 대해서는 "성적으로 민감한 부위는 아니었고 성적인 말이나 부가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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