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한 할아버지 지난해 별세…"어디선가 보며 힘주실 것"
(평창=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그 말씀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았을 텐데… 할아버지를 위해서 정말 잘 해내고 싶어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최고 스타 중 한 명인 알파인스키 '여제' 린지 본(34·미국)이 개최지인 평창에서 맞이한 첫 공식 석상에서 나온 '할아버지' 얘기에 눈시울을 붉혔다.
본은 9일 오후 평창 메인 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할아버지 관련 질문이 나오자 울먹이기 시작했다.
본의 할아버지는 6·25 전쟁 참전용사다. 한국에 있는 동안 본이 평창 올림픽 활강 등 경기를 펼칠 정선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지낸 터라 이번 대회를 앞둔 본의 감정은 남달랐다.
본에게 스키를 가르치는 등 각별한 사이였던 할아버지는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나 손녀가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한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본은 "할아버지는 나에게 무척 중요한 분이다. 살아계셔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셨으면 좋았을 텐데…보고싶다"며 울먹였다.
이어 "할아버지가 어디선가 보고 계실 것으로 생각한다. 힘을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 정말 보고싶다"며 다시 눈물을 닦았다.
본이 말을 이어가지 못할 정도까지 흐느끼면서 기자회견이 잠시 중단되고 분위기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본은 "할아버지가 저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활강 금메달리스트인 본은 4년 전 소치 대회엔 부상으로 나서지 못해 평창에서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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