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촌식 댄스·피겨 단체전 '소품 응원'으로 관심 집중
(강릉=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피겨스케이팅 선수들 사이에서 아이스댄스 민유라(23)가 특유의 흥을 앞세워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민유라는 9일 오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팀이벤트(단체전) 첫날 경기에서 출전 선수 전체를 통틀어 가장 눈에 띄었다.
경기 시작에 앞서 한국팀 스탠드에 앉아 있다가 방송 카메라가 다가오자 파트너 알렉산더 겜린과 함께 '막춤'을 선보여 폭소를 안긴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차준환, 김규은-감강찬 등 한국 선수들의 경기가 끝난 뒤 키스앤크라이존에 함께 앉아서는 오륜 선글라스, 하회탈 등 다양한 소품들을 꺼내 쓰고는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했다.
출전국 10곳을 통틀어 이런 독특한 소품을 선보인 것은 민유라뿐이었다.
민유라는 앞서 7일 강릉선수촌에서 진행된 한국 선수단 입촌식에서도 '쾌지나 칭칭 나네'가 연주되자 겜린과 단둘이 가운데로 뛰어나와 춤을 추는 등 선수단의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특히 올림픽을 처음 경험하는 선수만으로 이뤄진 피겨 대표팀에서 민유라의 이런 쾌활함은 긴장감을 지우고 기분을 북돋워 주는 효과를 내고 있다.
9일 오후 훈련을 마친 뒤 만난 민유라는 "원래 에너지가 항상 많은 편"이라며 "혼자서만 신났던 것 같은데, 재미있더라"고 웃었다.
감강찬과 함께 피겨 대표팀의 '캡틴'을 맡았다는 민유라는 이날 인형과 선글라스, 가면, 태극기 등 소품들도 모두 직접 챙겨왔다고 했다.
특히 대형 태극기는 겜린이 미국을 떠나기 전에 연습하던 아이스링크에서 축하 파티를 한 뒤 직접 떼어 가져온 것이라고 소개했다.
민유라는 이날 응원전에 대해 "친구들이 경기할 때 힘을 내라는 의미도 있다"며 "경기에 부담을 갖지 말고 신나게, 연습처럼 하자고 응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1일 단체전 두 번째 경기에서도 새로운 것은 준비하는 게 있느냐는 질문에 "준비해야 되겠네요"라며 "뭐 준비할게요"라고 크게 웃었다.
선수촌 입촌 이후 민유라가 겜린과 짝을 지어 보여주는 발랄한 행동은 동계올림픽을 지켜보는 팬들의 시선도 잡아끌고 있다.
입촌식 때에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고,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지난 이틀 사이에 500~600명 늘어났다고 한다.
민유라는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며 "저 유명해지네요"라며 다시 익살맞은 표정과 제스처를 지어 보였다.
11일 팀이벤트 아이스댄스 경기에 나서는 민유라는 "경기를 편하게, 재미있게 하고 싶다"며 "깨끗하게 연습한 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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