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강 정상 탈환 도전 "올림픽만 생각하며 훈련…컨디션·자신감 올랐다"
(평창=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여제'로 불리는 세계 최고의 여자 알파인스키 스타 린지 본(34·미국)은 명성에 비해 올림픽 메달과는 크게 인연이 없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부터 출전해 2006년 토리노 대회 땐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훈련 중 입은 중상의 여파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2010년 밴쿠버에서 활강 금메달과 슈퍼대회전 동메달을 따내 '대관식'을 치렀으나 4년 뒤 소치 대회를 앞두고는 연이은 무릎 수술과 부상으로 결국 출전하지 못했다.
긴 재활의 터널을 지나 평창에서 네 번째 올림픽을 맞이한 그는 "어려움은 있겠지만, 마지막 올림픽을 좋은 성적으로 끝내고 싶다. 커리어의 정점으로 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본은 9일 평창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밴쿠버 올림픽 이후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었지만, 올림픽에 오는 건 굉장히 좋은 일"이라며 "평창 올림픽을 오래 기다려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02년 첫 올림픽 때 17살이었는데, 놀라운 경험이었다. 미국 전체가 나를 위해 응원하는 자체가 놀라웠고, 관중을 보며 압도당했다. 이런 건 변함이 없다"면서 "올림픽에 나서는 건 좋은 경험이자 특권"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 활강, 슈퍼대회전, 복합에 출전할 예정인 그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다 컨디션이 좋다. 앞선 대회를 통해 자신감도 올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여름 내내 올림픽에만 집중했다. 일어나서 첫 생각도, 잠들기 전에 마지막 생각도 올림픽이었다"면서 "생활 자체가 올림픽을 위해 돌아갔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경기를 치를 정선 알파인센터에 대해서는 "활강에선 커브를 길게 돌 수 있고, 점프 이전에 커브가 있어서 흔하지는 않지만 좋고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반려견 '루시'를 평창까지 데려올 정도로 이번 올림픽을 '인생의 중요한 이벤트'로 여기는 본은 "마지막일 수도 있으니까, 모든 요소를 즐기겠다"는 마음이다.
평창으로 오는 길 항공기 지연으로 애를 먹었던 그는 "개막을 텔레비전으로 봐야 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면서 "일정 때문에 2002년 외에 개회식에 가지 못했는데,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으니 개회식에 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평창 올림픽 이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본은 '월드컵 86승'을 언급했다. 86승은 남녀 통틀어 알파인 월드컵 최다 기록인 잉에마르 스텐마르크(스웨덴)의 우승 횟수다. 본은 여기에 5승을 남겨두고 있다.
그는 "무릎 상태가 허락하고 경기력이 유지되는 한 스키를 타겠다. 활강 타이틀을 노리면서 86승을 달성할 때까지 스키를 타고 싶다. 은퇴 시기는 무릎 상태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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