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청 직접 순회…여성 보직 확대 등 허심탄회한 건의 쏟아져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한승희 국세청장이 국세행정의 혁신을 위해 일선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국세행정개혁 TF(태스크포스) 등 외부 이미지 쇄신과 동시에 내부 비효율도 개선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한 청장의 의지가 반영된 행보다.
10일 국세청에 따르면 한 청장은 지난 6일 대전지방국세청에서 5급 이하 직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청장과 직원간 간담회는 한 청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10월 수원 중부지방국세청에서 열린 이후 두 번째다.
한 청장은 지난해 취임과 동시에 '현장소통팀'을 만들어 세정 현장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전에도 국세청장과 직원 간 간담회는 있었지만 한 청장과의 간담회는 자발적으로 신청한 직원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르다.
장소 사정상 15명의 직원이 참여할 수 있는데 예상과 달리 50여 명의 직원이 몰려 참석자 선정에 애를 먹었다고 국세청은 전했다.
예정된 간담회 시간은 3시간이었지만 격의 없는 분위기에서 허심탄회한 얘기들이 오고 가면서 5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특히 이전 국세청의 조직에서는 쉽게 제기되지 않았던 업무 평가 기준이나 외부 채용 등에 대한 건의도 나와 간부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화성세무서의 한 조사관은 한 청장에게 국세청의 핵심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미래인재'의 선발 기준에 대해 "직원들의 공감대가 부족하다"며 '당찬' 지적을 내놨다.
그는 "서류 평가뿐만 아니라 과거 함께 일한 동료들의 다면 평가도 선발 기준에 포함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제안을 쏟아냈다.
대전청의 한 여성 과장은 최근 여성 직원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주요 보직의 여성 비율은 여전히 낮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어 여직원이 본·지방청의 주요 보직에 배치될 수 있도록 전보 기준을 적용하는 등 여성에 대한 전략적인 보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광주 세무서의 한 조사관은 탈세 기법의 고도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의 전문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해 주목을 받았다.
필요한 부분에서는 외부 전문가 채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국세청의 폐쇄적인 문화를 극복하고 세정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론회 시간이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기자 한 청장은 미리 예매했던 기차 시간을 두 번이나 늦춰가면서 일선 직원들의 제안을 하나하나 경청했다.
일부 제안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토론을 벌여 개선 방향을 직접 모색하고 개선을 약속하기도 했다.
한 청장은 앞으로도 분기 당 한 번씩 전국 지방청을 돌며 일선 직원들과 격의 없는 간담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현장에서 건의를 받은 의견은 내부 소통현황판에 올려 관리하고 있다"며 "과거에도 비슷한 행사가 있었지만 이렇게 격의 없이 소통이 이뤄지는 국세청장 간담회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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