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첫 인사 드립니다'…데뷔 6개국, 설레는 첫 입장

입력 2018-02-09 21:23  

[올림픽] '첫 인사 드립니다'…데뷔 6개국, 설레는 첫 입장
'쇼트트랙 레전드' 전이경도 싱가포르 선수단으로 행진



(평창=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겨울 스포츠 잔치에 데뷔하는 6개국의 미니 선수단이 9일 열린 개회식에서 역사적인 첫 행진을 하며 전 세계 겨울스포츠 팬들에게 첫인사를 건넸다.
평창에서 처음으로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나라는 나이지리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에리트레아, 에콰도르, 코소보 등이다.
나이지리아는 여자 봅슬레이 2인승의 은고지 오누메레·아쿠오마 오메오가와 여자 스켈레톤의 시미델레 아데아그보 등 3명을, 말레이시아는 남자 알파인스키 제프리 웹과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줄리안 즈지 이 등 2명을 각각 첫 동계 올림피언으로 평창에 보냈다.
에리트레아에서는 남자 알파인스키의 섀넌 아베다, 에콰도르에서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클라우스 중블루스 로드리게스, 싱가포르에서는 여자 쇼트트랙의 샤이엔 고, 코소보에서는 남자 알파인스키의 알빈 타히리가 각각 조국의 '1호 동계올림픽 출전자'가 됐다.
'겨울이 없는 나라'에서 바퀴 달린 스키를 타며 연습하는 지리적인 한계는 물론이고 내전으로 고통받는 정치적 어려움, 인터넷으로 후원금을 모집해야 하는 경제적 어려움 등 이들이 첫 동계올림픽을 밟기까지의 과정은 하나하나가 절절한 드라마다.
강원도 평창이 동계스포츠 변방국을 위해 운영한 '드림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거나, 한국 쇼트트랙의 레전드 전이경 코치에게 지도를 받는 등 이 선수들이 써낸 드라마에서 한국도 당당한 주역이다.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적은 수의 선수단 규모로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 발을 디딘 이들은 하나같이 설레면서도 긴장감이 감도는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겨울 축제가 익숙하지 않은 나라에서 온 이들답게 대부분 두꺼운 외투와 털모자, 장갑 등으로 온몸을 감쌌다.
박수를 보내는 관객석이 신기한 듯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여섯 나라 중 가장 이른 전체 3번째로 입장한 나이지리아 선수단은 오누메레를 기수로 세워 국기 색깔인 초록색과 검은색이 주조를 이룬 옷을 입고 국기를 흔들며 전체 3번째로 입장했다.
전체 49번째와 51번째로 들어선 에리트레아, 에콰도르 선수단도 각각 첫 올림픽 티켓을 따낸 아베다와 로드리게스가 직접 깃발을 들고 스타디움에 들어섰다.
코소보도 전체 71번째로 타히리를 기수로 내세워 들어왔다.
이에 앞서 전체 18번째, 41번째로 입장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는 나란히 한국과 인연이 깊은 선수들이 기수를 맡아 선수단을 이끌었다.
말레이시아 기수로 나선 줄리안 이는 '드림 프로그램'을 통해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꿈을 키웠고, 싱가포르 기수인 샤이엔 고는 전이경 코치의 제자다.
깃발을 들고 자신의 나라에 첫 '개회식 행진'을 선물한 두 선수의 표정에는 벅찬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싱가포르 국기를 앞세워 올림픽스타디움에 들어선 선수단 중에는 전이경 코치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전 코치는 빨간 싱가포르 선수단 패딩점퍼를 입고 싱가포르 국기를 흔들며 제자의 뒤에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행진했다.
sncwoo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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