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평화의 불꽃'…남북 단일팀 박종아·정수현이 김연아에게 전달
(평창=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인 2018 평창 올림픽을 빛낼 '열정과 평화의 불꽃'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영웅들의 손을 거쳐 마침내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을 밝혔다.
9일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의 절정을 장식한 성화 점화는 지난해 10월 24일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에서 채화돼 11월 1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후 100일간 이어진 성화봉송을 돌아보며 시작됐다.
영상을 통해 거북선, 해상 케이블카, 강강술래, 로봇, 짚와이어 등 한국의 문화와 지역의 특색을 살린 각종 성화봉송 장면이 주제가인 '렛 에브리원 샤인(Let Everyone Shine)'과 함께 흘렀다.
2천18㎞, 7천500명을 거쳐 온 여정을 되짚고 나서 스타디움에는 한국 쇼트트랙의 '전설' 전이경 싱가포르 대표팀 감독이 성화를 들고 등장했다.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며 천천히 스타디움을 뛴 전 감독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금메달리스트인 한국 여자 골프의 '얼굴' 박인비에게 성화를 전달했다.
박인비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성화를 들고 간 곳에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안정환이 기다리고 있었다. 안정환에게 성화를 건넨 박인비는 감동의 눈물을 닦았다.
안정환의 손에 들린 성화는 '달항아리'를 형상화 한 성화대 아래 슬로프의 시작점으로 향했다.
여기엔 우여곡절 끝에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박종아와 정수현이 서 있었다.
두 선수가 성화를 전달받자 슬로프엔 빛이 밝혀지고 달항아리로 연결되는 계단이 드러났다. 박종아와 정수현은 함께 성화봉을 잡고 계단을 올랐다.
한참 펼쳐진 계단을 함께 오른 두 선수가 손을 흔들어 보인 뒤엔 최종 점화자가 나타났다. 만인의 예상대로 한국 동계스포츠의 새로운 지평을 연 '피겨 여왕' 김연아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현역 생활을 마친 김연아는 모처럼 스케이트를 신고 '피겨 여왕'으로 돌아왔다.
등장하자마자 보석으로 장식된 하얀 원피스를 입고 우아한 몸짓을 선보인 김연아는 박종아, 정수현과 함께 손을 흔들며 세계를 향해 인사했다.
홀로 성화봉을 잡은 김연아가 얼음꽃 모양의 점화 지점에 불을 붙이자 30개의 링을 타고 솟아오른 불꽃이 달항아리 안에서 타올랐고, 축포가 터지면서 평창 올림픽의 개막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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