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네트워크로 '평화의 비둘기' 공연
(평창=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평창 산골에 촛불이 모여 만들어진 비둘기가 드론이 되어 평창 하늘을 날았다.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비둘기는 추위는 물론 화염도 피하고 안전하게 비행했다.
평화의 상징 비둘기는 올림픽 개회식에 단골로 등장하는 동물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도 비둘기가 하늘을 날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지만 점화된 성화대에 있던 비둘기 중 일부는 산 채로 화염에 휩싸이는 끔찍한 운명을 맞았다.
'비둘기 화형'이라는 오명을 쓴 이 장면은 올림픽 개회식 참사 중 하나로 두고두고 회자했고, 외신에서도 올림픽마다 단골 주제로 언급됐다.
30년 후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비둘기는 첨단 기술로 다시 찾아왔다.
평화의 메시지는 'LED 촛불'과 함께 전달했다.
전인권, 이은미, 하현우, 안지영이 부르는 '이매진'에 맞춰 평화의 LED 촛불을 든 1천200명의 사람이 두 마리의 비둘기 모양을 만들어 경기장을 채웠다.
이 비둘기는 다시 한 마리의 대형 비둘기로 변했고, 그 안은 LED 촛불을 든 강원도 주민들이 채웠다.
개회식의 주인공 다섯 어린이는 비둘기 모양 풍선을 날렸다.
비둘기는 관중의 손에 들린 LED 성화봉송 펜을 통해 하늘로 퍼져나갔다.
이 공연은 5세대(5G) 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해 완성했다.
KT는 음악, 시간, 공연자 위치가 완벽히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5G 네트워크 초연결성과 초저지연성을 활용해 LED 촛불의 밝기와 점멸 여부를 실시간 수준으로 제어했다고 설명했다.
조명 비둘기들이 모두 관중석 위로 날아오른 즈음 상공에서 대기하던 드론이 비둘기 대형으로 스키장을 향하는 내용으로 공연이 전개됐다.
드론들은 비둘기에서 스키·스노보드 선수로 대열을 바꿨다. 슬로프를 타고 내려온 선수들이 눈 위에 횃불을 꽂자 드론은 오륜기로 모양을 바꿔 평창동계올림픽 시작을 알렸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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