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투자 망설이는 대형병원…송도종합병원도 '글쎄요'

입력 2018-02-13 06:21   수정 2020-04-1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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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투자 망설이는 대형병원…송도종합병원도 '글쎄요'
밖으로는 문재인 케어 등 의료정책 변화…내부 잡음도 발목
진행하던 사업 중단 사례도…업계 "지금은 관망 분위기"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국내 대형병원들이 '문재인 케어' 등 안팎으로 급변하는 의료환경에 신규 투자를 머뭇거리고 있다.

정부가 송도 경제자유구역 내 종합병원 설립을 허용하는 등 규제혁신에 나섰으나 이른바 '빅 5' 병원 모두 참여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2010년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송도에 병원 설립을 짓기로 협약을 맺었던 연세의료원도 8년째 사업을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세의료원은 당시 3천900억원을 들여 송도 세브란스병원을 건립하기로 했지만 변화하는 의료환경, 수익 문제 등으로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협약을 맺은 후 기반시설을 다지는 과정에서 의료환경이 계속 변화하고 있어 구체적인 계획안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의 논의를 통해 긍정적인 결론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지만 세부 투자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정부의 송도 종합병원 허용에 대해서는 다른 병원의 반응도 미지근하다.
세브란스병원 외에 나머지 빅5 병원인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모두 송도 종합병원 설립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의료계에서는 대형병원들의 신규투자 여력이 높지 않은 가운데 송도 인근에 인하대 병원 등 기본적인 병원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큰 투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한다.
이밖에 의료정책 환경 변화에 따라 기존 사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을지재단은 현재 진행 중인 을지대학교 의정부 캠퍼스 및 부속병원 조성 사업을 오는 7월부로 중단하기로 했다.
당초 의정부 캠퍼스는 2020년, 대학병원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었다. 이 사업은 반환 미군기지에 대규모 민간자본이 투입되는 첫 사례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을지재단은 선택진료제 폐지 등 의료정책 변화로 인한 경영상의 불투명성이 증대되자 뒤로 물러섰다. 그간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늘리는 주범으로 꼽혀 온 선택진료제가 올해부터 전면 폐지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노조 파업으로 인해 내부 동력이 약화한 데다 대학 운영에 집중하겠다는 을지재단 측 의지도 반영된 결정이었다.
을지재단은 최소한의 골조공사와 방수작업을 한 뒤 추후 공사가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을지병원 관계자는 "대내외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사업계획을 변경했다"며 "사업의 완전 철회가 아닌 잠정 중단"이라고 말했다.
이화의료원 역시 이대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사망사건으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2019년으로 예정된 마곡지구 신축병원 개원이 계획대로 이뤄질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국내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선택진료제 폐지, 문재인 케어 등으로 병원을 둘러싼 환경이 열악해진 게 사실"이라며 "당장 새로운 사업이나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현 상황에 집중하며 관망하는 분위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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