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으로 거듭난 옛 콜롬비아 반군, 신변위협에 선거운동 중단

입력 2018-02-10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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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으로 거듭난 옛 콜롬비아 반군, 신변위협에 선거운동 중단
FARC 후보 대선·총선 유세 중 거센 항의받아…정부, 안전보장 약속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반세기 넘게 계속된 내전을 끝내고 정당으로 탈바꿈한 콜롬비아의 옛 최대 반군이 신변위협을 이유로 총선과 대선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했다.
9일(현지시간) 카라콜 라디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공동체의 대안 혁명을 위한 힘'(FARC)은 이날 자당 소속 후보자들의 신변안전 보장을 요구하며 선거운동을 임시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파블로 카타툼보 FARC 대표는 "우리가 충분한 신변안전 보장 약속을 받을 때까지 선거운동을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우리는 예외 없이 모든 정당과 정치 세력에 이런 형태의 도발을 거부하도록 요청한다"고 말했다.
오는 5월로 예정된 대선에 FARC의 후보로 출마하는 로드리고 론도뇨(일명 티모첸코)는 최근 선거운동을 펼치다가 유세 차량에 돌과 계란, 토마토 등을 던지고 살인자, 테러범이라고 외치며 거세게 항의하는 시위대로부터 봉변을 당했다.
이반 마르케스 FARC 상원의원 후보도 일련의 항의 시위로 남부 도시 플로렌시아에서 열려던 선거유세를 취소했다. 마르케스는 3월에 실시되는 총선에 출마하는 FARC 후보 74명 중 한 명이다.
이에 대해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정부가 나서 FARC 후보의 신변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며 국민에게 평화적으로 항의할 것을 촉구했다.
'공동체의 대안 혁명을 위한 힘'은 지난해 8월 말 전국 대표자 회의를 열어 옛 콜롬비아무장혁명군과 약자가 같은 FARC를 새 정당명으로 확정하고 정치 세력으로 거듭났다.
앞서 옛 콜롬비아무장혁명군은 2016년 11월 콜롬비아 정부와 52년 넘게 계속된 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무장을 해제했다.
협정에 따라 경미한 전쟁범죄를 저지른 콜롬비아무장혁명군 대원 대부분은 사면을 받고, 2026년까지 상·하원 5명씩 최소한 10명의 의원을 배정받는다. 기존 정당처럼 정당 운영 보조금도 받게 된다.
현재 콜롬비아무장혁명군 시절 자행된 납치와 마약밀매, 강제이주 등에 대한 콜롬비아 국민의 반감이 비교적 높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FARC의 지지율은 2% 안팎에 불과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작다.
콜롬비아 검찰은 평화협정이 체결된 후 44건의 공격으로 콜롬비아무장혁명군 전 대원과 가족 등 50명이 피살된 것으로 집계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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