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계단을 남북 선수가 손잡고 오른 건 굉장히 극적인 장면으로 생각"
"개회식 예정했던 것 90% 이상 만들어내"…"날씨 걱정했는데 하늘이 도왔다"
(평창=연합뉴스) 이웅 기자 = 송승환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은 10일 개회식에 대해 당초 목표의 90% 이상을 달성한 성공적인 행사였다고 자평했다.
송 감독은 이날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젯밤 최선을 다해 행사를 치렀고 예정했던 것의 90% 이상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이어 "날씨를 굉장히 걱정했는데 하늘이 도왔는지 아무런 사고 없이 개회식을 잘 치를 수 있어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선수단 입장과 남북 성화 주자가 성화대 계단을 오르는 장면은 사전 리허설 없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송 감독은 "선수단 입장은 리허설이 전혀 없었고 성화 주자도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로 (개회식) 전날 밤에 결정돼 리허설할 시간이 없었다"며 "전날 밤에 대역을 써서 비디오로 촬영해 남북 선수에게 보여주고 리허설 없이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걸 수백 번씩 리허설했는데 그러지 못해 가슴을 졸였는데 리허설 없이 비디오 설명 한 번으로 완벽하게 계단을 오르고 김연아에게 성화를 전달하는 순간 가슴이 벅찼다"고 했다.
남북 선수가 성화 주자로 결정된 데 대해선 "남북한 선수가 성화 주자로 정해졌다는 소식을 (평창올림픽) 조직위로부터 들었는데 고난과 어려움을 형상화한 가파른 계단을 남북한 선수가 손을 잡고 오르는 건 굉장히 극적인 장면이 될 거라 생각했다"며 "리허설이 없어 불안했지만, 극적인 모멘텀이 됐다"고 답했다.
예산 부족으로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 했다.
송 감독은 "개·폐회식 예산은 합쳐서 600억 원 정도라 힘들었다"며 "작은 도시라 인프라가 부족해 모든 출연자의 숙박, 운송, 전기시설 등을 갖추는 데 비용이 들었기 때문에 실제 콘텐츠 예산은 200억~300억 원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애초부터 적은 예산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다른 대규모 개회식과 달리 작지만 강하고 알차고 속이 꽉 찬 행사를 만들려고 했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오히려 효과적인 플랜을 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2018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에는 송 감독 외에 양정웅 개회식 총연출과 개회식 성화 점화자로 활약한 김연아가 참여했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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