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어하는 브라질의 한 선수가 있었다. 라이스 소우사(30), 그의 전공은 원래 체조였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브라질 대표로 출전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는 부상으로 나가지 못했다.
2013년 그의 인생은 전환점을 맞는다. 브라질 동계스포츠위원회는 체조로 단련된 그의 체격에서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로서 잠재력을 봤다.
스키라고는 칠레에 휴가를 가서 타 본 것이 전부였던 그였는데 말이다.
이에 소우사는 같은 해 7월 캐나다로 건너가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고, 불과 몇 개월 만에 기적적으로 2014년 소치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그러나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로의 '이직(移職)'은 불운이었다. 올림픽 개막을 불과 11일 앞두고 미국에서 훈련 중 크게 다쳤기 때문이다.
나무에 부딪힌 소사는 목이 부러졌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 상태가 된 것이다.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에서 겨우 살아났지만 혼자 먹을 수도 심지어 제대로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어머니의 극진한 간호 끝에 어느 정도 회복해 10개월 만에야 간신히 집에 올 수 있었다.
그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내 방과 화장실만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전부였다"고 돌아봤다.
소사는 재활로 이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나라에서 나오는 지원금이 약값에 턱없이 모자라지만 불평하지도 않는다.
4년이 지난 지금 바깥바람도 쐬고 대학이나 기업, 스포츠 기관 등에서 강사로 나서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도 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2주 동안은 가능한 한 TV를 많이 볼 계획이다. 바로 자신이 꿈꿔왔던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나는 지난 4년간은 병마와 싸우는 전사 같았다"며 "기억하기 싫은 순간이지만, 나는 일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4년 전에는 올림픽을 그렇게 많이 보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푹 빠져 있다"며 웃었다.
소사는 그러면서 꿈을 꿨다.
"눈을 다시 보고 싶다"는 소사는 "눈을 보기 위해 올림픽에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며 "그 목표를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내가 다시 설 수 있을지 누가 알겠어요?"라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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